낙서장

아와 어는 다르다.

초하류 2005. 8. 10. 16:00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흔한 속담이 있습니다. 이 속담은 말에도 글에도 똑같이 적용 됩니다.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전달할때 조곤 조곤 점잖게 말하는것과 씨발 개발 섞어서 거칠게 말하는것은 같은 주제를 똑같이 이야기 했더라도 분명히 다릅니다.

일반적으로는 조곤 조곤 말해서 어떤 의도를 전달하는것 보다는 거칠게 말해서 자신의 의도를 온전하게 전달하는 것이 더 힘듭니다.

요즘은 한물 간것 같은 느낌이지만 딴지일보의 기사들이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수 있었던 것은 참신한 주제의 선정이란 점도 있었지만 그렇게 비어 속어가 난무하는 거친 말투로도 자신의 의도를 온전하게 전달해 내는 그들의 능력도 큰 몫을 차지 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이란 광활한 곳에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것은 쉽지만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럴때 자극적인 제목이나 말(이른바 낚시글들이 대표적인 예겠죠)은 사람들의 시선을 효과적으로 집중 시킵니다. 하지만 그런 자극적인 제목이나 말투를 선택했을때 유의해야 할 점은 지금 당신이 구사하고 있는 말투나 제목이 사람들의 시선을 쉽게 집중시키는 만큼 당신의 의도를 잘못 전달할 가능성도 더 높아 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조금 과장하자면 마치 물감이나 크레용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보다 똥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전달하는것이 어려운것과 마찮가지의 일입니다.

똥으로 만든 이미지가 평범한 물감이나 크레용으로 그린 이미지 보다는 훨씬 사람들의 주목을(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받을 수는 있겠지만 똥이라는 너무 자극적인 소재로 인해 당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는 사람들이 인식하기 어렵게 되어 본말이 전도돼고 의미가 곡해 되기 쉬운것입니다.(똥으로 이미지를 만든다면 당신이 만든 이미지보다는 똥냄새가 싫다 더럽다라는 의미없는 논쟁으로 하루 해를 꼴딱 넘겨야 할지도 모릅니다.)

무척 덥군요라고 말해야 효과적인 경우도 있고 아 씨발 존내 덥네 라고 말해야 효과적인 경우도 있을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후자처럼 말할 경우 전자보다 훨씬 더 노련한 테크닉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