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애플과 MS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초하류 2009. 12. 23. 11:05

MS와 애플은 상용 운영체제를 만들정도로 뛰어난 소프트웨어 회사이지만 지향점이 완전히 다르다. MS는 표준 인터페이스를 지키는 어떤 하드웨어에서라도 원활하게 동작하는 운영체제를 만드는데 포커싱 하는 회사이고 애플은 스스로 패쇠적인 통제안에 있는 하드웨어안에서 사용자에게 최상의 만족도를 선사하는데 포커싱 하는 회사다. 

그런데 MS와 애플은 단순히 스스로의 OS를 판매하는데 그칠수는 없다. OS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OS가 동작하는 하드웨어부터 그 OS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용자에 이르는 방대한 하나의 생태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공적인 상용 OS 개발사는 자신만의 이익이 아니라 이 생태계 전체를 지탱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주는 역활을 할 수 있을때 살아남을 수 있다.

MS가 구축한 생태계에서 가장 강력한 축은 하드웨어 업체다. 자신의 OS가 제시하는 표준을 지키는 어떤 PC에서도 원활하게 동작하는 이라는 대전제는 이미 MS가 제시하는 표준을 통해 하드웨어 업체들에게 엄청난 시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MS의 OS가 새로 발표되면 MS가 제시하는 스펙에 맞는 PC들의 판매가 증가하고 PC를 구성하는 부품들의 판매도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MS는 하드웨어 업체들의 수익에 대해서 어떤 부과적인 금액도 요구하지 않는다. 단지 하드웨어 업체들이 MS의 OS에서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표준을 준수하고 최적화된 드라이버를 개발해서 제출하면 OS에 포함시킬 뿐이다. 즉 MS는 자신의 OS에서 돌아갈 수 있는 드라이버를 만드는 어떠한 하드웨어 업체도 스스로의 생태계 내에서 같은 부품이나 제품의 경쟁사들과 함께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하드웨어 업체들의 생태계를 만들어준것이다. 이 방법은 사용자들과 하드웨어 업체들에게 모두 유리한 조건이었다. 사용자가 경쟁을 통해 성능을 발전시키고 가격은 저렴해진 부품(CPU 같은 일부 품목은 좀 어려웠지만)들을 마음대로 취사 선택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하드웨어의 설치인데 이런 부분을 MS가 제시한 표준이라는 생태계 내에서 많은 부분 해결이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MS가 하드웨어 업체를 위한 생태계만을 만든것은 아니다. 우수한 성능의 개발툴과 개발언어를 만들었고 MSDN이라는 방대한 라이브러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드웨어 생태계와 비교해서 소프트웨어 생태계는 불리한 조건이었다. 물리적인 제품을 사야하는 하드웨어는 제품과의 경쟁에서만 이기면 수요를 발생 시키지만 네트웍의 발달로 쉽게 공유 가능한 소프트웨어는 불법적인 사용으로 인해 뛰어난 제품도 시장에서 사장되거나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애플의 아이팟은 소프트웨어개발자들을 위한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생태계에 진입 하기 위해서는 맥켄토시가 있어야 하고 일년에 10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하고 Objective-C를 기반으로 하는 개발언어를 익혀야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완전히 일치하는 단일 사용환경의 아이폰 유저라는 방대한 시장에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아주 좋은 조건으로 (개발자 70% : 애플이 30%) 판매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제작자들이 모두가 원하는 시장이 열렸고(PC나 핸드폰에서 기종이나 버전별 테스트라는 까다로운 삽질을 경험해 보았다면 이것은 가히 천국에 가까운 개발환경이다.) 개발자들은 열광적으로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런것들도 가능할까 싶은 창의적인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드웨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설비와 자본이 필요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거의 누구나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자본에 종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 참여도는 훨씬 더 파급효과가 있다.



물론 아이폰도 해킹을 통해 어둠의 경로를 사용해서 앱들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PC와 비교한다면 정품 사용률에서 엄청난 차이가 날것이다. 애플이라는 세계적인 브랜드의 광고효과 그리고 테스트가 간편한 시스템적 환경 간결한 UI에 적절한 수익분배는 MS가 하드웨어 개발사들에게 제공했던 생태계와는 다른 차원의 소프트웨어적인 생태계가 구축된 사례다. 사용자들은 이미 상향 평준화된 부품들을 대량 주문으로 낮은 가격으로 구매하는 애플에게 일임하고 자신이 사용할 소프트웨어에만 집중하면 된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는 이제까지의 외침이 실제적으로 형상화된 첫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마저 보이는 환경이다.


MS가 이제까지 누린 절대자의 위치가 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통해서 고스란히 애플의 것으로 넘어갈 수 있을것인가그래서 하드웨어의 시대에서 진정한 소프트웨어의 시대로 넘어갈 수 있을것인가. 확실한것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으로서는 그럴수 있는 가능성이 점 점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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