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애플과 MS PC에서 스마트폰까지

초하류 2009. 12. 3. 21:16
전 세계를 떠들썩 하게한 애플의 아이폰이 드디어 대한민국에 상륙했다. 모든 첨단 IT기기들의 테스트배드 역활을 자처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진화한 형태의 스마트폰이라는 아이폰이 이제야 상륙했다는 것은 몇몇 강력한 이해관계자들의 방해가 있었던 탓이지만 어쨌거나 뒤늦게 상륙한 다음달폰 아이폰은 별다른 광고도 없이 날개 돋힌듯 팔려 나가고 있다.

아이폰의 미려한 UI와 안정성은 그동안 Palm과 WM 양대 체제로 이어오다 Palm이 무너지면서 시작된 WM의 모바일에서의 독주속에 WM 베이스의 스마트폰을 사용할수 밖에 없었던 사용자들이 느끼던 각종 문제점들이 모두 해결된 신천지처럼 보인다. 급기야 WM은 쓰레기같은 OS라는 비난을 뒤집어 쓰고 있다. WM은 물론 아이폰의 OS보다 UI와 안정성면에서 떨어진다. 그렇다고 쓰레기라고 욕을 먹을만한 운영체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째서 WM에 이렇게 큰 반감을 가지는 걸까?

셀빅을 사용하다 조나다 568로 넘어가면서 처음 사용했을때의 WM은 지금과는 비교할수도 없을만큼 열악했다. 특히나 베터리가 모두 소모되면 모든 셋팅이 초기화(PC로 따지자면 포멧 후 OS 재설치상태)된다는것은 요즘말로 이뭐병이 아닐수 없었다. 하지만 셀빅의 안정적이고 간략한 UI(팜의 OS를 그대로 준용한)를 사용하면서도 늘 답답했던 문제점들이 많이 해결되어 있었다. 

예를들면 데스크탑에서 사용하던것 처럼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띄워서 사용할 수 있었고 포멧 변환없이 파일을 읽어 들일 수 있다던지 각종 애뮬들도 개발되어 있어 게임들도 그럭저럭 가능했고 별다른 설정없이 네트웍에 접속할 수있었다. 하다못해 UI까지도 데스크탑과 크게 다르지 않게 구현되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모든 가능한것들이 그저 가능한 정도라는 거였다. 그당시 PDA에 장착된 CPU와 메모리로는 그렇게 많은 기능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WM은 데스크탑에서 가능한 모든것이 거의 그대로 포팅된 상태였다. 포팅되었다고 말하기 보다는 모든 기능을 그저 쑤셔박았다고 표현하는편이 더 적합할 정도로 하드웨어의 성능은 고려치 않은 포팅인지라 트러블이 많을수 밖에 없었다. 

메모리 관리가 잘 되지 않아 하루에도 몇번씩 리셋을 해야 했고 프로그램을 깔다 잘못되면 셋팅이 초기화되기 일쑤였다. 프로그램을 많이 깔면 당연히 느려졌고 몇몇 프로그램들은 충돌이 나서 치명적인 오류를 일으켰다. 조금 안정화 되면 더이상 새로운 프로그램을 까는것이 두려울 정도였다. 이렇게 골치아픈 WM이었지만 어쨌거나 모바일기기가 단순히 스케쥴관리가 아니라 일반 PC에서 하는 모든것들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 WM이 보여준 모든 가능성에 창의적인 직관과 UI가 강력해진 모바일기기의 핵심부품들을 바탕으로 만개한것이 아이폰이지 않을까?

MS는 어떤 하드웨어에라도 깔릴수 있고 안정적으로 작동되는 OS라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었지만 애플은 계획적이고 제한적인 하드웨어안에서 완전하게 작동하는 OS를 지향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스마트폰이라는 신천지는 언제나 PC를 소형화 일체화 하려고 노력해 왔던 애플이 그토록 갈망했던 최적의 천국처럼 보인다. 개인이 각각의 부품을 사서 조립해서 사용할 수 있는 PC와는 달리 극도의 집적된 부품들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대량생산에 따른 특화된 보드와 그에 맞는 케이스 그리고 세밀한 조립이 필요한 기기이기 때문에 개인이 조립해서 사용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수많은 하드웨어들을 모두 포괄할 수 있다는 MS의 장점이 더이상 장점이기 어렵게 만듦과 동시에 스스로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그 하드웨어와 디자인과 성능 모든면에서 일체화 시킬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애플의 장점은 극대화 시킨다.

개인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상상력으로 애플은 개인용 PC와 운영체제를 만들어 데스크탑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냈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일체에서 오는 완벽함을 지향하느라 하드웨어 벤더들과 힘을 합처 거대한 PC 시장이라는 생태계를 만들어낸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시장의 대부분을 잃었었다.

하지만 이제 PDA OS 시장에서 Palm과 경쟁하며 PDA라는 도구의 가능성을 펼쳐 보이며 고분분투한 MS는 변화된 페러다임에도 불구하고 PC와 똑같은 장점으로 어필하기 위해 어렵게 어렵게 시장을 만들어 왔다. 그리고 이제 MS가 만들어 놓은 가능성과 시장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놀라운 일체화로 아이폰이라는 시대의 명품을 탄생시킨 애플이 가져가는 역전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애플쪽으로 기울어져 보이는 새로운 패더라임을 차지하기 위한 이 치열한 전쟁의 승자가 누가 될것인가. 앞으로의 전개를 흥미진지하게 지켜보자 (IT 강국 코리아가 할 수 있는 일이 진지하게 지켜 보는것까지라는 것이 슬플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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