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스마트폰? PDA는 사라져 버린걸까?

초하류 2010. 1. 24. 17:11
아이폰을 시작으로 촉발된 스마트폰의 화두가 새해 벽두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전 세계 점유율에서 노키아의 심비안과 블랙배리의 RIM에 이어 3위이지만 맹렬한 기세로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는 아이폰에 대항마로 안드로이드가 얼마나 힘을 쓸것인가 등등 세간의 화제가 될만한 기삿거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잠시만 흥분을 가라 앉히고 생각해보자 PDA는 어디로 간걸까? 팜 진영의 1번창이었던 소니가 클리에 사업을 정리하고 MS가 평정한것 같았던 PDA는 이제 사라져 버린걸까?

하지만 PDA는 사라져 버린것이 아니다. PIMS 기능에만 충실했던 PDA가 MS진영에서 가세한 엔터테이먼트적인 요소(컬러 디스플레이, 동영상 및 사운드 재생)에 이어 네트웍에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이 첨가된것이 현재의 스마트폰이다. 아주 오래 사용되어 왔지만 여전히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뭔가 복잡하고 어려운 기기라는 느낌으로 밖에 다가갈수 없었던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란 지극히 공대스러운 이름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찾은 새로운 이름이 바로 스마트란 이야기다. 

물론 현재도 PDA 시장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WM도 핸드폰이 아닌 PDA로도 아직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고 애플 진영에서도 핸드폰 기능을 제거한 아이팟터치를 판매하고 있다. 즉 PDA는 팜탑이라는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이런 저런 페러다임의 변화를 꽤한 끝에 현재의 네트웍 팜탑까지 진화하였고 PDA라는 지지부진한 이름을 벗어 던지고 스마트폰이라는 네이밍으로 갈아탄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이것은 네트웍 기능과 베터리 성능을 끌어 올리고 사이즈를 줄여 휴대성을 높이고 가격을 낮춘 노트북을 넷북이라는 새로운 네이밍으로 마케팅한것과 동일한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팜과의 힘겨루기에만 온 신경을 쓰던 MS는 애플의 참여로 갑작스럽게 변해버린 이 네트웍팜탑(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직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일찌감치 핸드폰의 기본적인 기능과 함께 PDA적인 요소(프로그램의 설치를 통한 기능확장)를 발전시켜 왔던 노키아의 심비안과 기업 e-mail 시장으로 파고 들어 엔터프라이즈시장에서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블랙베리의 RIM에 대해서 MS는 스스로에 대한 경쟁 상대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네트웍 기능을 위해 핸드폰 기능을 탑제한 순간 심비안과 RIM은 모두 WM의 경쟁 상대로 변해 버렸고 이미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었던 심비안과 RIM과의 싸움도 힘겨운 마당에 단지 PC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휴대기기로의 포팅에 대해서도 힘겨워 하고 있던 MS의 WM에게 휴대하며 사용하는 기기는 PC의 다운사이징이 아니라 휴대기기로서의 특성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는 패러다임의 완전한 변화로 시장에 충격을 몰고온 아이폰의 등장은 MS를 그로기 상태에 빠트렸다.

한 화면에서 될수 있으면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해상도를 높이고 입력속도를 높이기 위해 키보드를 제공하기 위해 기기의 사이즈와 하드웨어스펙을 늘리는데 골몰하고 있던 기존 PDA진영에 비해 이동중에 사용하기 쉽도록 커진 버튼과 작은 화면에 최적화된 페이징, 그리고 LBS에 대한 획기적인 확장과 네트웍의 자유로운 접근을 통해 이동중에 필요한 정보의 종류와 정보제공방법이라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흔들기로 애플은 성공적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그결과 새로운 팜탑 아이폰이 제시한 패러다임은 지금까지 지지부진했던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었고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이끌어 냈다.

안드로이드와 WM은 애플이 제시한 패러다임에 대해 대항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고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은 아이폰을 제압하려는 상대진영이 조금은 힘겨워 보인다. 소프트웨어 뿐만이 아니라 하드웨어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와 고찰이 필요한 모바일기기의 특성을 간과하고 소프트웨어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하드웨어에 대해서는 별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쪽에 대해서 깊은 고찰과 노력을 통해 고도의 기술력을 축척해온 거의 유일한 회사다. 이 회사와 겨루는데 있어 소프트웨어만으로 승리를 가지려고 한다면 그 가능성은 이미 현저히 낮아져 버린다. 

무료 배포를 통해서 베이스만을 제공하는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조금씩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이 떨어져 가고 있는 심비안과 RIM 아직 변화된 시장에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MS 그리고 아이폰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는 애플 이들이 앞으로 몇년간 벌일 치열한 시장 선점을 위한 전쟁은 마치 16bit 386, 486 하며 몇달이 멀다하고 발전하고 변화해 나가던 초기 PC처럼 안정화 되기까지 수많은 변화와 발전이 필요할것이다.

지금 촉발되고 있는 스마트폰 전쟁은 앞으로 모든 디지털 디바이스를 삼켜버리고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기기에 대한 컨버전스(통신, 영상, 음악, 네트웍을 망라한 개인에 대한 디지털기기의 통합)를 향해 나가고 있다. 이제 TV도 PC도 전화기도 광대역통신망을 비롯해서 음악과 영상 그리고 게임에 이르기까지 너무도 많은 것들이 팜탑 한대로 처리되는 시대가 열리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거대한 변화에 대한민국이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것은 아쉽지만 너무나 많은것들에 대해 그 근본적인 페러다임에 대한 혁신을 가져올 변화를 정신을 차리고 지켜보아야 한다. 21세기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아차하는 사이에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뒤처저 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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