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이글루스의 미래

초하류 2007. 5. 22. 18:10
블로거들의 대부분은 어떤 보상을 바라고 포스트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블로그가 점차 대중화 되고 보다 전문적인 블로거들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레 댓가를 받고 블로그를 작성 하는 블로거들이 많아졌고 꼭 댓가를 바라지 않고 작성한 포스트라 하더라도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블로거들이 많아 졌다. 자신이 작성한 포스트를 언론사나 포탈에 판매하고 오프라인과 연계하여 출판을 하는등 적극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블로거가 있는가 하면 에드센스로 대표되는 온라인광고를 통한 소극적인 가치창출을 시도하는 블로거들도 많아졌다.

흔히 온라인에서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동인은 두가지로 나눌수 있다. 돈이라는 물질적인 보상과 hit수라는 명예욕의 보상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껏 타 블로그서비스에 비해 전문적인 블로거들이 많다고 인식되어온 이글루스는 회원들에게 어떤 동인을 마련해 줄 수 있을까. 여타 포탈사이트들을 벤치마킹 한다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듯 하다.

다음은 블로그기자단이라는 형태를 통해서 포스트를 올리게 하고 선정된 소수의 포스트를 작성한 블로거에게 10만원에 상당하는 daum 캐쉬를 지급하고 다음 메인페이지에 노출 시켜서 트래픽을 몰아 주고 있다. 즉 돈과 명예라는 두가지 조건을 한꺼번에 만족시켜 주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는 물질적인 보상없이 특정 포스트를 일면에 노출시켜 트래픽을 몰아 주는 형식으로 명예욕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 네이버의 블로그를 운영할 당시 메인에 몇번 노출된 적이 있었는데 한번 노출 되면 하루 방문자수가 만명은 가볍게 넘어섰었다.

이글루스가 여타 블로그에 비해 경쟁력이 있었던것은 간결하면서도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필수 기능들이 완성도 있게 구현되어 있을뿐만 아니라 블로거를 단순히 마케팅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컨텐츠를 생산하는 생산자로서 대접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아이디가 URL의 첫머리에 위치하는 깔끔한 주소에서 부터 베너 같은 광고가 배제되어 무겁지 않고 무료로 공개되는 각종 스킨과 역시 무료로 제공되는 리퍼러 서비스에 PDF 출판 기능 등은 컨텐츠 생산자로서의 블로거에 대한 배려라는 서비스 아이덴티티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 사용자들은 비교적 전문적이고 충실한 컨텐츠 생산에 집중하는것으로 화답해 줬다.

하지만 지금처럼 포탈사이트가 공격적으로 블로거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이글루스의 장점은 점차 희미해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단순히 컨텐츠 생산자에 대한 대우 보다 적극적인 뭔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야기다. 그 방법이 광고를 개제하고 수익을 사용자와 나누는 방식이 되었건 언론사와의 제휴를 통한 컨텐츠의 재활용이 되었건 무엇인가 액션이 취해지지 않는다면 이글루스가 가진 충실한 컨텐츠 생산이라는 아이덴티티는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