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2가 저력을 발휘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너무 긴 런닝타임, 1편에서 이미 완벽에 가까운 그래픽 퀄리티로 신선함이 덜해진 판도라 행성의 모습 등을 악재로 꼽으며 아바타2의 흥행에 물음표를 던졌습니다만 (영화)세상의 왕 제임스 카메론에게 그런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것 같습니다.
아바타 1편이 개봉한것이 2009년 12월 17일이고 아바타 2편이 2023년 12월에 개봉했으니 13년만에 2편이 개봉한 셈입니다. 그런데말입니다~ 이런 시리즈를 5편까지 찍겠다고 선언했으니 1954년생인 감독의 나이로 볼때 아바타 시리즈는 카메론 감독에게 단순히 작품 이상의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제임스카메론 감독은 왜 이렇게 긴 시간동안 엄청난 노력과 돈을 투자해서 아바타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걸까요?
영화라는 영역에서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업적을 쌓은 그가 거대하고 파란 스머프 같은 외계인이 천공의성 라퓨타와 원령공주 그리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섞어 놓은듯한 판도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왜 이렇게 까지 집착하며 그의 모든것을 쏟아 붓고 있는 걸까요?
분명한 사실은 아바타가 스토리적으로 뭔가 새롭고 엄청난 메세지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자면 뻔한 이야기 환경, 원주민과 탐욕스러운 침략자, 가족, 권선징악 등 영화를 포함한 수많은 컨텐츠에서 언급되어 온 이야기들입니다.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거나 아바타의 이야기를 먼저 구상하고 그 이야기를 화면에 옮기기 위해서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죠. 물론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아바타 시리즈에서 가장 독창적인것은 스토리가 아니라 아바타 1에서는 70% 아바타 물의길에서는 90%가 넘는 컴퓨터그래픽에 대한 완성도와 자연스러운 3D입니다.
기존의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진 특히 캐릭터는 누가봐도 컴퓨터그래픽이지만 얼마나 자연스러운 컴퓨터그래픽이냐가 퀄리티의 기준이었다면 아바타에서는 마치 사람이 분장을 하고 찍은듯 느껴집니다. 컴퓨터그래픽이라고 느껴지지가 않을만큼 현실적인 컴퓨터그래픽인거죠
이런 그래픽의 퀄리티는 언뜻 보기에는 감독이 아바타라는 작품을 방망이 깍는 노인처럼 엄청나게 정성을 들여서 정교하게 깍고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어쩌면 제임스카메론은 아바타를 통해 개별 작품으로서의 영화가 아니라 더 큰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영화감독이 영화를 만드는데 뭔 더 큰 의미가 있다는거야 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겁니다만 제임스카메론이 아바타를 찍기 위해 하고 있는 일련의 작업들을 본다면 여러분의 생각도 달라 질 수도 있습니다.
제임스카메론은 아바타 1편을 찍기 위해 타이타닉을 함께 작업했던 3D 그래픽 전문가 빈스 페이스와 공동으로 퓨전 카메라 시스템(소니 퓨전 3D 카메라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카메론이 단순히 이런 이런거 만들어줘라고 말한게 아니라 공동으로 제작에 참여했고 2년여 시간동안 이 시스템을 만드는데 메달렸습니다. 때문에 이 시스템은 카메론-페이스 시스템이라고도 불립니다. 이들이 만든 카메론-페이스 시스템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이전까지 3D 영화를 찍기 위해서는 두개의 눈으로 본것처럼 두대의 카메라를 특수한 장치에 고정해서 찍은 영상을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두대의 카메라를 하나로 합친 다음 촬영하는 대상의 거리에 따라 카메라의 간격이 조절 되도록 개발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좀 더 사실적인 3D 효과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아바타의 3D 효과가 남달랐던것은 단순히 명감독이 공들여 잘~찍어서가 아니라 시스템을 혁신했기 때문입니다.
아바타 2에서는 이 시스템을 더욱 업그레이드 해서 카메라 본체와 이미지 센서를 분리하여 베니스라는 장비로 업그레이드 했는데 센서와 카메라를 분리했기 때문에 카메라가 훨씬 가벼워졌고 여러대의 카메라를 촬영장에 투입하기도 쉬워 졌다고 합니다.
카메론이 만든건 퓨전 카메라 시스템 뿐만이 아닙니다. 2009년 당시 아바타 관련 정보에서 이모션캡처라고 소개된 이 시스템은 얼굴 앞에 설치한 카메라로 눈동자 움직임까지 캡처해서 컴퓨터 그래픽을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라는 사실 정도만 주목 받았지만 전체 시스템은 더욱 놀랍습니다.
기존 모션캡처는 마커가 달린 우스꽝스러운 쫄쫄이 옷을 입고 촬영을 한 다음 이 움직임을 캡처해서 3D 모델링 데이터에 적용해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모션캡처만으로도 애니메이터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일일이 인형을 움직이듯이 조작해서 움직임을 만든것에 비하면 훨씬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빠른 시간에 구현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섬세한 감정 표현 같은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카메론이 만든 이모션캡처는 인물의 얼굴 앞에 별도의 고해상도 카메라를 설치하고 얼굴에도 마커를 표시한 다음 얼굴의 근육과 눈동자의 움직임까지 캡처할 뿐만 아니라 연기자의 몸에 붙이는 마커도 LED 광원 마커로 바꾼후 마커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140여개의 카메라가 설치된 거대한 실내 셋트에서 캡처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디테일한 캡처가 이 시스템의 전부가 아닙니다. 실내 셋트에서 연기자가 연기를 하면 퓨전 카메라 시스템으로 촬영을 하면서 얼굴앞의 카메라와 퓨전 카메라의 데이터를 미리 모델링한 컴퓨터 그래픽 아바타에 적용합니다.(마치 영화속에서 지구인이 나비족 아바타에 접속하는 것처럼 말이죠) 연기자의 연기에 아바타의 움직임과 미리 작업된 배경이미지를 합성해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배우가 마커를 달고 얼굴앞에 카메라를 달고 그린스크린으로 둘러쳐진 스튜디오에서 연기를 하면 감독이 모니터링하는 화면에서는 판도라의 자연속에서 연기하는 나비족이 보이는식입니다.
컴퓨터그래픽 전문가들이 캡처된 모션 데이터를 컴퓨터그래픽에 적용해서 결과물을 볼 수 있는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혁신적인 시스템인거죠
가장 사실적인 3D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장비를 통해 만들어진 아바타에 이전 3D 영화들이 나 3D 영화요 하고 남발 하는 노골적인 효과들(관객의 얼굴을 향해 날아 오는 파편이나 화살 같은)은 보이지 않습니다.
스크린 안쪽으로 공간감을 만들어서 관객들이 영화 장면을 체험하는 듯한 느낌에 치중합니다. 3D로 찍는 이유가 단순히 영화에 첨가하는 조미료가 아니라 현실감을 극대화 하는 장치로 사용하겠다는것을 잘 보여줍니다.
결국 카메론이 만든 시스템은 배우의 연기에서 연기만 뽑아내(?) 감독이 원하는 인물과 배경을 적용한 결과물을 모니터링 하면서 촬영하고 관객은 그 영화를 체험하듯이 감상할 수 있는 일련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긴 시간과 엄청난 돈을 투입하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것이 제 뇌피셜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카메론 감독이 왜 4.4광년이나 떨어진 머나먼 외계 행성에서 인간과 비슷하긴 하지만 인간과 다른 외계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언뜻보면 지구와 비슷하지만 디테일은 다른 자연환경의 영화를 찍었고 10년 넘게 준비한 속편에서 3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온갖 몰에 대한 표현이 가득한 판도라판 아쿠아리움을 만들었는지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인간을 대상으로 하면 아무래도 어색한 부분이 도드라져 보이기 쉬우니 인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나비족을 만들었고 물의 길에서는 긴 러닝타임을 가득 체우는 물에 대한 각가지 그래픽 효과를 개발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일반적으로 3D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분들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 것이 사람에 대한 자연스러운 동작과 질감 표현이고 그 다음으로 어려워 하는 것이 물의 질감이나 변화를 표현 하는 것이라는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죠
아바타 3편에서 또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악한 나비족이 등장하고 그들은 불을 숭상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만약 불을 숭상한다면 3편을 통해서 불에 대한 모든 표현이 가능하도록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가 되겠죠
아바타 1편을 제작하기 위해서 총 1페타바이트 내외였던 그래픽 리소스가 아바타 물의 길에서 18.5펩타바이트로 무려 18배 이상 늘어 난것은 1편이 FHD 해상도였지만 물의 길은 4K 해상도였던것도 있지만 엄청나게 다양한 물에 대한 매핑 이미지와 데이터들이 큰 부분을 차지 했다고 합니다.
제임스카메론 감독이 계획된 5편의 아바타 제작이 끝나게 되었을때 현재 계획으로는 2028년 12월 22일이니 지금부터 5년후 입니다. 그때 과연 제임스카메론은 아바타 시리즈 제작을 자축하게 될지 그가 만들고 있다고 예상되는 가상의 영화제작 시스템의 완성을 자축하게 될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어쩌면 제인스카메론은 자신이 왕이 될 세상을 창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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