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연일 이상기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의 증가에 따른 온난화의 영향이라지만 날씨가 더워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죠
12월 초만해도 겨울인가 싶게 포근하던 날씨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갑자기 엄청나게 추워졌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실내에 있는 주방 싱크대 온수가 얼어사 물이 나오질 않는것이었습니다.
86년도에 지은 낡아 빠진 복도식 아파트에서 현관문이 얼어 발로 차서 열고 나간적은 있지만 실내에 있는 싱크대 수전이 언다는것은 상상도 못했는데 나름 괜찮은 아파트로 나름 거금을 들여서 인테리어까지 해서 이사한 이번 겨울에 그 일이 일어나 버렸습니다.
당황스러운 마음을 진정 시키고 생각이란걸 해봤습니다. 모든일에는 원인이 있는 법이니까요~ 어째서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랬더니 아~ 이사하면서 큰맘 먹고한 인테리어 공사중에 주방 확장이 포함되어 있었다는게 생각이 났습니다.
주방쪽 베란다를 터서 공간이 훨씬 넓어지고 시각적으로도 시원해졌습니다. 그리고 주방은 확장만 한게 아니었습니다. 싱크대 위치도 옮겼죠
디자이너의 제안에 따라 오른쪽에 있던 싱크대를 확장한 주방의 왼쪽으로 이동을 시켰던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이동 하면서 요리하고 설겆이와 식기세척기의 동선은 잘 정리 되었고 요즘 트렌드에 발맞춰 싱크대에서 창을 통해 밖도 볼 수 있는것 까지는 좋았고 실제로 만족도가 무척 높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싱크대가 붙은 이 벽이 아파트 외벽이란게 문제였던것 같습니다. 원래 싱크대가 있던 오른쪽벽의 반대편은 방입니다. 따라서 벽이 마구 차가워져서 뭔가가 얼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죠. 방은 실내고 난방도 하니까요. 하지만 옮겨진 벽의 반대편은 그냥 밖입니다. 찬바람 쌩쌩 부는 아파트 외벽이기 때문에 차가운 기온이 벽의 온도를 얼마든지 떨어 트릴 수 있었던거죠 확장하면서 단창이었던 창문도 이중창으로 바꾸고 벽쪽에 단열제도 보강했건만 한계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12월 23일, 24일은 최저 -11.3 최고 -2.6도, 12월 24일은 최저 -13.7도 최고 -8.6도로 날씨가 무척 추웠고 바람도 많이 불어 체감온도는 -20도 정도였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싱크대 온수가 얼었죠. 냉수는 얼지 않았는데 무슨 얼어죽을 음펨바 효과인지 뭔지 때문에 온수가 더 빨리 언다더군요. 영하 20도 이하에서 뜨거운 물을 뿌리면 공중에서 확 얼어 버리는 유튜브 동영상들도 많죠. 어쨌거나 온수가 얼었습니다. 화장실이며 나머지 수도는 모두 모두 멀쩡했기 때문에 보일러쪽이 얼거나 한것은 아니고 결국은 단열처리를 한 벽속의 온수관이 얼었던 겁니다.
싱크대 문을 열고 드라이기로 30분 넘게 녹인 결과 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일단 우레탄폼을 좀 더 쏴주는 간이 조치를 진행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얼마후 더욱 더 강한 추위가 몰아 닥쳤습니다.
1월 24일 최저 -17도 최고 -6.9도 1월 25일 최저 -17.3도 최고 -5.4도 바람도 쌩쌩불어서 체감온도는 -24도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그러자 다시 한번 싱크대 온수가 얼어버렸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진것을 인지한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공사를 담당했던 디자이너가 집을 방문했습니다.
이런 형식으로 다수의 현장을 공사 했지만 실내가 언 경우는 없었다며 사과와 함께 현장을 확인한 후 내부적으로 어떤 조치가 가능한지 파악해서 연락을 주겠다며 돌아갔습니다. 이틀후 기존 단열을 단단히 하긴 했지만 좀 더 단열을 할 필요가 있으니 싱크대 뒷판과 단열을 위해 시공한 가벽을 일부 제거하고 수도관 단열제를 실외 수도관에 시공하는걸로 보강하여 다시 시공 하는 계획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현장을 방문한 작업자분들은 이만하면 단열처리는 완벽한거 같은데 얼었다는 것이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이셨습니다만 현실은 얼었는걸..
일단 싱크대의 뒷판과 단열을 위해 설치한 가벽을 일부 제거했습니다. 깔끔하게 마감된 벽이 잘려져 나간걸 보니 눙무리~ T..T
바닥에서 올라온 온수, 냉수 수도관이 드러났습니다. 여기서 작업자 분들이 한가지 제안을 하셨습니다. 단열재로는 한계가 있을것 같다며 벽과 수도관을 최대한 떨어트리는것이 좋을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벽으로 수직으로 올렸던 수도관을 실내쪽으로 최대한 비스듬히 기울여서 벽과 떨어트렸습니다. 그리고 단열처리를 다시 한번 합니다. 온수는 이미 단열처리가 충분히 되어 있어 냉수쪽만 다시 한번 단열처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단열제를 다시 체우고 단열을 위한 가벽을 새로 작업해 막았습니다.
이제 외벽과 닿아 있던 수도관중 바닦쪽 1/4만 남기고 3/4정도는 외벽과 떨어져 실내에 위치하게 됩니다. 실내 공기가 영하로 떨어지진 않을테니 한파가 와도 끄떡없을꺼 같습니다. 그리고 이 작업한 것을 우레탄폼으로 쏴서 한꺼풀을 입힙니다.
모양은 좀 웃기지만 어쨌거나 외벽과 수도관을 떨어트려서 실내로 최대한 넣은것으로 수도관이 어는 것을 막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에초에 외벽쪽에 배관을 넣지 않는게 최선이었겠지만 이미 공사를 해버렸으니~ 안타깝게도 그렇게 매서운 강추위는 올해안에는 없을것으로 예상 되어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요청에 빠르게 응대해주시고 머리를 맡대고 방안을 마련해서 조치해주신 인테리어 업체에 감사드립니다. 내년엔 아무 걱정없이 겨울을 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세줄요약
확장할때는 단열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세요
외벽에 배관 넣지 마세요
외벽쪽에 배관 넣을때는 배관을 실내로 위치 시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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