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용기 감상기

엔틱하고 고풍스런 식탁 고르기

초하류 2023. 3. 31. 10:33

작년에 이사를 하면서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패션의 완성이 얼굴이듯 인테리어의 완성은 가구죠

마눌님은 다 계획이 있으셨습니다. 원래 사용하던 식탁은 가성비 넘치는 이케아의 4인용 테이블이었습니다만 새로 인테리어한 우리집에는 좀 더 나은 녀석이 필요했죠

일단 멋진 플레이팅이 가능하도록 식탁의 길이가 좀 더 길어져야 했습니다. 기존의 식탁은 1400mm 여서 3명이 음식을 먹으면 못먹을건 아니었지만 넓이며 길이가 옹색했습니다. 공간과 어느정도 타협이 필요하기 때문에 1800mm 정도로 정했습니다. 보통 6인용 식탁이 이정도 길이죠

스타일도 중요합니다. 일단 마눌님이 좋아하는 월넛색의 원목이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상판은 얇으면서도 날렵해야 하고 다리는 상판에서 직각으로 아래로 뻗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아래로 갈수록 얇아지는 늘씬함 까지 갖춰야 했습니다.

이런 식탁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은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까지 자세하고 상세하게 요구사항이 나왔다는건 이미 어디선가 봤다는걸 의미하는 거니까요

저는 긴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마눌님이 손에 꼽은 이런 특징들은 가구들을 사기 위해 둘러보던 빈티지 가구샵에서 봤던 클래식 가구들의 스타일이었고 비싼놈이었거든요

그리고 며칠 후 마눌님손에 이끌려 제가 방문한 가구쇼룸에는 아니나 다를까 설명한 그대로의 식탁을 판매하는 가구점이 존재했습니다. 비아인키노라고 문외한인 저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었지만 나름 유명한 가구더군.

다행히 그 식탁은 꽤 비쌌지만 우리가 앞서서 봤던 빈티지 가구나 편집숍의 가구들처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까지는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비쌌습니다. 하지만 전시장에 전시된 식탁을 본 순간 저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딱봐도 예뻤으니까요..

주문을 하고 제작에 들어가서 두달여를 기다려 식탁을 받았습니다.

분해된 체로 배달이 되었고 조립해서

드디어 세팅~ 두둥

의자는 빈티지샵에서 구매한 걸로 매칭해서 세팅을 했습니다. 확실히 품격이 넘치는 모습이더군요. 그리고 1년 가까이 사용하면서 몇가지 문제가 발생 했습니다.

우선 첫번째로 식탁이 가볍다는 겁니다. 샤프한 쉐입 답게 식탁 자체의 무게가 그렇게 무겁지 않아서 무게 있게 딱 잡아 주는 느낌이 없다고 할까요?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식탁을 조금 누르면 뿌드득 뿌드득 소리가 난다는 겁니다.

 

비아인키노에 연락해서 식탁을 다시 가져 가셔서 한달여 동안 조치를 취해서 다시 설치해주셔서 조금 나아지긴 했는데 그런데도 근본적으로 소리가 납니다. 아마 이게 식탁이 가벼운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투박한 외향만큼 튼튼하고 묵직할 수는 없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문제는 이 식탁을 무척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는 겁니다.

스테인레스 숫가락이나 젓가락 같은걸 조금 높은 위치에서 떨어트리면 바로 흠집이 생깁니다. 플라스틱으로 된 컵에 투둑 스쳐도 기스가.. T..T

원목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강화 처리를 한 마감이라고 설명을 들었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너무 약해서 흠집이 잘 나는거 같아요. 저야 그런면에서 좀 둔감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데 고르고 골라 구매한 마눌님은 흠집이 날때마다 너무나 힘들어 하면서 우리가 너무 고급스러운 식탁을 산게 아닌가 괴로워 하더군요

그렇지만 분명한건 이 식탁이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겁니다. 세상에 모든 아름답고 우아한것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을 뿐이죠. 이 식탁에서 정성껏 차린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했으면 그걸로 된거죠

혹시 이런 종류의 식탁을 구매하려는 분들에게 제 사용기가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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