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J는 절대 이해 할 수 없는 P의 사이판 가족 여행 - 3

초하류 2025. 3. 11. 20:06

천국 같은 가나마나 아 아니 마나가나 섬

누구나 한번쯤 이런 경험 있을꺼에요~

아~ 이 시간에 누워서 잠이나 올까?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저쪽 어딘가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뭔 소린가 자세히 들어 봤더니 점점 커지는 소리~에 어 왜 알람 소리가 머리 위에서 나지? 하는데!

응 꿈이야~

눈을 뜨자 보이는 낯선, 천장

비몽 사몽 여기가 어디지?

아 그래~ 우리는 사이판으로 여행을 왔었지~

갑자기 기부니가 마구 좋아지려고 합니다. 이미 일어나서 핸드폰을 보고 있던 마눌님이 옆 침대에서 손을 흔듭니다.

왜 옆침대냐구요?

원래 침대는 남자용 여자용으로 나눠서 자고 그런거 아님뉘까?~~

잠시 후 따님도 부스스 일어나서 침대에 앉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이국적인 풍경~ 10시가 넘어도 서둘러 가지 않아도 되는 여유로움~

이런게 휴가라고 생각하려는 찰라 

전화벨이 울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사님~ 잘 지내시죠~"
"아 네.. 그룹장님 덕분에 저야 잘 지내죠~ 잘 지내시죠?~"

평소 같으면 상당히 반가울 협력사의 사업 제안 전화가 그렇게까지 마구 신이 나지는 않습니다.

마눌님에게 손짓으로 싸인을 보내고 호텔 문을 열었습니다.

훅~ 밀고 들어오는 후덥지근 눅눅한 공기 냄새~ 트레이에 수건과 어메니티를 실고 방을 청소 하는 직원과 눈이 마주칩니다~

"하파 데~이~~~"

통화중이라 고개로만 인사하면서 복도로 나갔습니다.

휴가중에 전화가 오면 짜증이 나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오~~ 오~~~~~~ 큰건입니다. 이것은 놓질수 없죠~

로비로 내려와서 팀원에게 전화로 이런 저런 업무 지시를 하고는 전화를 끊고 고개를 돌렸더니~

응? 여긴 어디 당신은 누구?

사이판 크라운 프라자를 검색할때 마다 봤던 배경을 뒤로 하고 딸아이 생모께서 저를 보고 환하게 웃으시는군요~

다시 깨닿습니다. 여기는 사이판 나는 휴가중~!

10시가 훌쩍 넘어 뭔가 먹을 것을 사러 내려 왔다는 마눌님을 따라 호텔을 나섰습니다.

오~ 그런데 진짜 심각합니다.~ 

느즈막히 일어난 11시 문을 연 곳이 없~~ 아니 유령도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건물들이 텅텅 비어 있습니다.



한참을 걸어서야 작은 마트가 있었지만 컵라면도 팔지 않는 단호함~ 카드 결재는 10불 이상만 가능이더군요. 

고개를 흔들려는 찰라 사람들이 앉아 있는 가게를 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로꼬앤타코~ 코코에서 봄직한 아기 자기한 소품으로 꾸며진 타코가게였습니다. 

들어섰더니 동글 동글 인상 좋은 매니저가 귀에 쏙 들어 오는 한국말로 반겨 줍니다.

"타코 포장 부탁 드려요~"

4개 한 셋트 포장이 나오는 사이에 마눌님봇이 우리 말이 통하는 매니저에게 접근해서 정보를 수집합니다.

"여기 근처에 갤러리아 백화점이 있다는데 어디쯤인가요?" 아 가게 나가셔서 왼쪽으로 쭈우우욱 가시면 금방입니다~"

라고는 했지만 이미 11시가 훌쩍 넘어 너무 배가 고픈 우리는 타코를 싸들고 호텔로 들어가 간단하고 맛있게 끼니를 때웠습니다.

이때는 몰랐죠. 이 매니저님을 생각지도 않은 장소와 당황스러운 때에 너무 반갑게 다시 만나게 될줄은~

밥을 먹고는 일단 물놀이 가능한 옷차림으로 나왔습니다. 날씨는 기본 강한 바람에 비가 날리다 흐리다 해가나다를 반복하는 상황

호텔 로비 소파에 반쯤 누워 어제 오면서 잡은 계획중 뭘 실행 할 수 있을지 찾아 봤더니 예약 없이 당일 가능한 옵션은 마나가하섬으로 고속보트를 타고 가는 방법이더군요

이런 저런 오늘의 계획에 대한 궁리를 하고 있는데 왠 나이 많아 보이시는 분이 슬쩍 다가 오십니다

“하파데이~”

“하파데이”

그러더니 시작하자 마자 궁 부터 박으시는 아조씨

“한국 싸랑해~ 아파트~~ 아파트~”

에 이어 영업멘트가 날아 듭니다

“마나가하 섬 보트~ 30불”
“쓰리 피플 올?”
“노 노 이치 피플”
“스타트 타임?”
“나우”
“리턴타임?”
“쓰리!”
“투 얼리 아 원트 포 어클락~”
“hum~~”
“-.,-*”
치열한 비지니스의 세계 어색한 침묵이 잠시 흐릅니다.~ 
”예쓰 예쓰~“
저의 승리죠.. ㅎㅎㅎㅎ

”카드 오케이?“
”노 온리 캐쉬~“
”에누리?“
”왓?“
아차차 비정한 비지니스 영어의 세계에서 이렇게 살짝 실수를 하면 수습이 어렵지만 제빨리 폼을 되찼습니다. 저는 노련한 비지니스맨이니까요~

”디스카운트 다스카운트“
”노 디스카운트 다스 이지 베리 베리 칩~ 프라이스~~“

비정한 프로의 세계 역시 만만치가 않습니다.

”아이 돈 해브 머니 나우, 인 더 호텔“
”노프라블럼 유 리턴 마나가하~ 아이 웨이트 엔 유 브링 머니 프롬 더 룸“
”오케이 오케이“

영어로만 이어진 길고 복잡하면서 민감한 거래가 오가는 비지니스 회화,성공적,

졸라 카리스마 있어


잠시 기다렸다가 마눌님과 따님 저는 함께 쾌속정에 올랐습니다.

와~ 너무 무서워~ 구명조끼도 없이~ 태연한척 하느라 통통 튀는 바운스에 엉덩이가 아플 틈도 없었습니다


섬에 도착하자 여기 저기서 울려 퍼지는 BBC다큐 열대 우림편에서 들었던 새소리와 함께 떨어지는 비~


아 비싼 돈 들여서 왔는데 이거 쫌 거시기한데?라고 생각했지믄

날씨는 흐렸다 비왔다 바람불었다 맑았다를 반복하면서 햇볕이 쨍쨍하지 않아서 덜 타니까 오히려 좋아 라는 정신적 승리 공식을 써내려 가는 찰라

저 멀리 산호초 경계로 부서지는 파도~ beyond the reef를 외치며 달리는 모아나가 절로 생각 나는 가슴 벅찬 열대 바다



유리처럼 투명한 바다에 뛰어 들어 자연과 하나가 되고



귀여운 열대어들과 교감 하기도 하고


아기 상어 뚜뚜루 뚜루 아기 상어 뚜뚜루 뚜루 상어도 만났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놀다 깨닳았습니다. 우리는 배가 고프고 음식을 준비해 오지 않은체 달러 없이 카드만 들고 왔다는 것을요~

하지만 P들은 계획만 없는게 아닙니다. 쪽팔림도 없죠~ 이 섬에 있는 단 하나의 매점 혹은 식당?으로 행했습니다~

거게에서 흘러 나오는 아파트 아파트~ 자 침착하게 문장을 만들어야 겠죠?

’켄 아이 겟 썸 오더? 아아 니 캔 아이 오 더?‘

준비된 사수로 부터 영어를 발사하려는 찰라 귀에 때려 박히는 모국어

“주문 하시겠어요?”

한국분이 운영을 하고 게시더군요. 라면 셋, 맥주 두캔, 콜라 하나를 사곤 카드 결재를 여쭤보니

“이체해 주시면 됩니다~” 라며 작은 판넬에 쓰여진 하나은행 계좌번호를 가리키셨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카카오뱅크앱을 열었더니 
로~~~딩~중~~ 링~~~딩~동~~중 ~~ 링디리리~~딩딩~~딩~

그러자 그럴줄 알았다는 사장님이 무심하게 손을 들어 또 하나의 QR 코드를 가르키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와이파이로 하세요~“

그러자 오 마이갓 딱집히는 와이파이가 스타링크~

21세기 위아더월드 일론머스크 땡큐 입니다

맛나게 라면을 먹고

신나게 놀다 보니 어느세 4시~ 우리뿐만이 아니고 가게 사장님 까지 모두 모두 출도~ 말그대로 무인도가 되어 버리더군요
또 바운스 바운스 쾌속정을 타고 호텔로 돌아 왔습니다

호텔에 도착해서 방으로 올라가는데 드디어 보이는 파아란 하늘~ 어쩌면 내일은 별빛투어가 가능 하겠구나~~ 라며 활짝 웃는 마눌님
뭔가 술술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샤워를 하자 마자 저녁을 먹기 위해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남대문식당 아니 멀고 먼 싸이판에서 식당 이름이 남대문이라니~~
가격은 또 왜 이래 생참치는 좀 저렴한거 같은데 쏘주가~ 만원~~?

그런데 중짜 같은 소짜 참치에 쌩 리얼 레몬 쏘주라니~~ 게다가 SKT 멤버쉽 25% 할인까지~~

그렇지 않아도 영롱한 생참치가 더 영롱해 보입니다~

천국은 멀지 않다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거 같습니다. 한국에선 멀고 사이판에선 가까우니까요~

호텔로 돌아와 꼬불 꼬불 어려운 길을 찾아 세탁기에 젖은 수영복을 세탁해서 창문에 설치한 빨래줄에 널곤 침대에 누웠지만 눈앞엔 파랗게 넘실거리던 바다가 손에 잡힐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일을 위해 눈을 감아야죠?  대망의 사이판 첫날 끄~~~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