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이종격투기와 검투사

초하류 2005. 5. 17. 20:21
얼마전 이종격투기 시합 도중 한 선수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종격투기 선수가 현대의 검투사로 비유된 글을 어디선가 본것 같다.

우리가 흔히 범하는 오류중에 하나는 역사가 과거로 부터 현재까지 점진적으로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과거에 살았던 사람은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들 보다 미개인이고 난폭하고 잔인하고 비인간적인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과거의 역사에서는 비인간적이고 미개해 보이는 많은 부분들을 읽을수 있다.

마녀사냥이 그렇고 바늘위에 천사 몇명이 앉을수 있을것인가를 논하던 진지한 신학자들 그리고 정복지의 수천명을 몰살시켜서 그 수급으로 탑을 쌓은 정복자 이야기등

그렇다면 이른바 문명화된 이 시기에도 자행된 홀로코스트며 731부대의 잔인한 인체실험 남경학살사건들은 어떻게 설명 할것이며 스타라고 이름 붙여진 사람들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온 지구적 관심으로 읽고 보고 들으며 소비하는 요즘의 행태와 핵폭탄으로 2만명이 넘는 사람을 한순간에 재로 만들고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고통속에 서서히 죽게 만든 핵의 사용은 또 무엇으로 설명될 것인가

과거의 우리와 현재의 우리의 차이라고는 지구를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더럽힐수 있는가 정도가 아닐까?

만약 우리와 과거의 그들이 비슷하다고 하다면 과연 검투사들의 혈투는 정말 한 게임 안에서 서로를 죽음에 몰아 넣는 처절한 것이었을까?

최근의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다는쪽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우선 검투사들이 하고 있는 육중한 보호구가 그 첫번째 증거다.

한 경기 안에서 서로를 죽여야 한다면 그렇게 육중한 보호구가 필요하지는 않았을것이다.

콜롯세움을 가득 체운 사람들을 열광 시킬만한 볼거리를 제공할 실력자가 그렇게 흔하지 않을 것이란것이 그 두번째 증거다.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을 열광 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폭력이나 선정성으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드라마틱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검투사가 뭔가 대중에게 보여줄수 있는 휼룡한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것이 필수 이고 그런 기술은 아무나 가실수 있는것이 아닌법이다.

그런 기술을 가진 자원을 그것도 귀족 소유의 자원을 그렇게 아무렇게나 죽일리는 없다는것이 훨씬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WWF같은 프로레스링은 스포츠라기 보다 보여주는 쑈적인 요소와 장내외의 드라마틱한 상황을 과장해서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만약 이런 저런 전후 사정없이 의자로 내려치거나 링위에서 뛰어 내려 상대 선수를 가격하는 단순한 스틸 몇장만 몇백년 후에 남겨진다면 우리가 현재 로마의 검투사들에게 받는 느낌 그 이상을 받을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