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HI SEOUL 서울은 서울 시민을 춤추게(?) 만든다?

초하류 2005. 5. 2. 09:45
지금 서울에는 HI SEOUL이라는 행사가 진행중이다. 올해로서 3번째인 이 행사의 하나인 세계의 리듬 5 + 6 이라는 행사에 참여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플라멩코, 살사, 벨리댄스, 아프리카 댄스 등 세계 각국의 춤과 라이브 밴드의 음악이 함께하는 이색 가면 무도회 "

화창한 5월의 첫날 탁트인 서울 시청 앞 잔디 광장에서 멋진 음악과 춤을 즐긴다는것은 확실히 특별한 경험이었다.

곳곳에 눈에 띄는 외국인들도 흥겹게 공연을 즐기는 모습도 보기 좋왔다.

공연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공연의 진행에서 몇가지 관 주도 행사의 한계를 보는것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관객과 하나되는 가면무도회라며 가면을 무료로 나눠주는것 까지는 좋왔다-물론 나눠주는 방법과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지만 뭐 그정도는 넘어가보자-아나운싱은 계속 무대와 객석이 하나되는 공연임을 강조하는 가운데 객석에 서서 공연을 보던 관객들에게 그 자리에 앉을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앞에서 부터 서서히 관객들이 앉자 공연이 시작되었다. 조금 허접해 보이는 공연을 지나 공연의 하일라이트로 보이는 라틴댄스 공연이 시작되려고 하자 사회를 맡은 홍록기씨의 멘트가 이어 졌다.

"흥겨우시면 어디서나 무대와 관계없이 어디서나 춤을 추셔도 상관없습니다. 제 바램으로는 여기 앉아 계시는 분들중 춤을 추는 분들이 나타나 하나둘 일어 서시다가 전체가 흥겹게 춤을 출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홍록기씨의 멘트가 끝나자 유창하게 곧바로 영어 아나운싱이 이어졌다.

그리고 라틴 음악이 연주되자 앉아있던 관객중 몇몇이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했고 급기야 한명 두명 일어서기 시작했다.

무대를 비추는 멀티비전에는 능숙하게 라틴댄스를 추는 관객들이 잡히고..

그제서야 행사가 시작되기전 댄스 매니아들은 앞쪽으로 앉아 주십시오라는 아나운스맨트가 생각이 나는 동시에 쓴웃음이 터져 나왔다.

흥겨워 일어나는 과정까지를 철저히 통제해 보겠다는 이 행사 주도자들의 마인드가 한심스러웠기 때문이다.

애당초 무대와 하나 되는 공연을 기대하며 서서 관람하려던 관객들을 억지로 앉혔을때 흥은 이미 깨어져 버린다는거 누가 생각해봐도 기본적인 상식 같은데

억지로 앉힌 다음 연출된 바람잡이들로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

자연스런 공연의 흥을 인위적으로 컨트롤 하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행사진행에 정나미가 뚝 떨어져 버렸다.

관 주도 행사의 한계인가 예시당초 서울이 서울시민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