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용기 감상기

[DVD] 가장 공연에 가까운 사운드 - ZERO 콘서트 실황 DVD

초하류 2005. 3. 7. 21:20
흔히 서태지라고 하면 항상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서태지만큼 일정한 호흡과 활동방식을 고수하는 뮤지션도 드물다.

데뷰때부터 앨범준비 -> 앨범발매 -> 프로모션 -> 공연 -> 공연실황 앨범 발표의 로직을 벗어난 적이 없다.

물론 은퇴이후 발표한 5집에서는 공연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연과 공연실황이 빠졌고 4집에서는 공연을 하지 않고 은퇴를 발표해 버렸기 때문에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댄스그룹이라는 아이돌 이미지가 강한 1집에서 조차 공연과 실황 앨범을 발표했을 정도로 서태지는 자신의 활동을 철저히 자신의 계획 안에서 진행 시켰다.

하지만 이번 ZERO 콘서트를 제외한 역대 공연실황은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현장성의 결여다.

환상속의 그대 리믹스 앨범 성격이 더 강했던 첫번째 공연 실황에서부터 빨간 산타복이 인상적인 2집 콘서트 실황 비디오 그리고 거친 사회적 메세지의 앨범 컨셉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뽀샤시 순정 만화 컨셉의 결정판 3집 다른 하늘이 열리고를 거쳐 6집의 파격적인 붉은 레게머리와 해드뱅잉 그리고 그로울링까지 그의 공연실황에서는 한결같이 현장성이 결여되어 있었다.

너무나 깔끔한 연주와 흔들리기는 커녕 숨소리 하나 흐트러지지 않는 보컬등 두텁게 어레인지된 사운드에 왠지 겉도는것 같은 관객의 환호까지..

6집 공연에서는 한결 나아지기는 했지만 깨끗한 사운드와 화질에 비해 여전히 라이브공연 특유의 현장감을 전달하는데는 2% 모자란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번 Zero 실황에서는 이제까지의 그런 약점을 모두 벗어 버리고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해 주고 있다.

자 우선 Zero DVD의 디지팩의 오픈 케이스로 Zero DVD 리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자



깔끔한 흰색에 검은색으로 디자인된 인상적인 로고가 인쇄된 디지팩은 아래 사진처럼 다소 복잡한 모양으로 펼쳐진다.



위쪽의 제로콘서트 포스트와 본공연이 담긴 첫번째 그리고 공연 비하인드 스토리와 연습실등의 스페셜피쳐를 담은 두번째 시디 그리고 20여 페이지의 공연실황 위주의 화보집을 담고 있다.

디지팩 사이즈는 일반적인 DVD 케이스의 약 1.3배 정도의 크기와 2배 정도의 두께를 가지고 있다. 처음에 펼칠때는 재미 있지만 자주 펼칠 경우 쉽게 손상될것으로 예상된다.(DVD 레코더로 백업본을 만들어 재생 시키거나 적당한 DVD케이스로 옮겨 담아 보관하는것이 사용에 편리할것이다. 특히 화보집을 고정시킨 종이는 조금의 부주의로도 쉽게 찢어질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6집 DVD가 두장의 DVD로 공연이 나눠져서 실린데 비해 이번 Zero DVD는 돌비디지털을 지원하지 않고 인덱스 메뉴등에서도 간략한 텍스트로만 구성함으로서 전체 공연을 한장의 DVD에 담아 공연 감상에 훨씬 도움이 되었다.

첫번째 공연실황 DVD를 삽입하면 역동적인 모션그래픽과 함께 깔끔한 메뉴 화면을 만나게 된다.



사운드 설정을 위해 Audio Setup 메뉴를 클릭해 보자



DTS 5.1과 PCM Stereo를 지원한다. 대부분의 DVD 플레이어나 디코너또는 리시버가 DTS를 지원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유별난 DTS에 대한 무조건적인 선호때문인지 돌비디지털5.1은 지원하고 있지 않다.



Song Index 메뉴로 이동하면 DVD에 수록된 곡들이 Text로만 된 제목으로 구분되어 있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높은 출력과 함께 6집의 부스트된 베이스 덕분에 벙벙 거리던 사운드와는 확연히 다른 카랑 카랑한 사운드를 보여준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서태지밴드의 맴버 소개 동영상에서 부터 리어스피커의 적극적 사용이 특색있게 다가 오는데 카메라의 역동적인 싯점 이동과 함께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기타와 드럼 사운드는 5.1채널 스피커를 구비한 보람을 확실히 느끼게 해준다.

전체적으로 센터와 프론트에서 보컬과 연주 소리가 나오고 리어에서 관객의 함성이 들리는데 마치 공연장의 앞쪽 자리에 앉은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보컬과 기타 드럼등 각 섹션의 해상도도 만족스럽고 적당한 잔향으로 만들어진 공간감 그리고 서태지의 마이크 움직임까지 느낄수 있을만큼 생생한 현장감은 라이브의 느낌을 최대한 전달해 주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베이스가 지나치게 부스트됐던 6집에 비해서 귀에 거슬릴 정도의 카랑한 고음 정도랄까?

하지만 카랑한 고음을 좋아하는 사용자라면 오히려 또렷한 해상도를 잇점으로 생각할수 있을것이다.

화질의 경우는 4:3이라는 화면비만 뺀다면 공연 실황으로서는 레퍼런스급이라고 불릴만하다.



암전을 거듭하는 갑작스런 장면전환이 적었던 탓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픽셀단위로 달려드는 하드코어 리뷰어가 아니라면 부담스러울 정도의 깔끔한 해상도를 보여준다.

락공연 특유의 지나치게 갑작스런 라이트세팅에도 흔히 깍뚜기 현상으로 불리는 화면열화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각 곡에따라 푸른색과 노란색등의 Color조명이 깔린 속에서도 화면은 거의 궁극의 깔끔한 화면을 보여준다.

다만 관객 사이에서 카메라를 직접 들고 촬영한 소스의 경우에는 거친 스텐딩 락공연의 특성상 카메라가 충격에 조금씩 흔들린다.



8개의 항목으로 나뉜 두번째 스페셜피쳐 디스크에는 Zero 콘서트의 무대뒤 이야기와 리허설 그리고 TV광고, 팬들의 게시판 글 모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모바일로 발표된 Watch Out 정도는 아니더라도 라이브와이어와 로버트, 해피엔드등 이번 앨범 활동중 발표됐던 뮤직비디오가 실리기를 은근히 기대했었는데 아쉽게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깔끔한 화면과 5.1을 잘 활용한 현장감 있는 사운드는 꼭 서태지의 열성팬이 아니더라도 이 DVD 타이틀을 구매하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된다.

6집 보다 더 나아진 이번 DVD를 보면서 더 나아질 서태지의 8번째 앨범과 공연실황 DVD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