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누가 [펌]글에 돌을 던지랴

초하류 2004. 10. 17. 17:56
블로그를 돌아 다니다 어떤 두개의 블로그를 만났다.


A 블로그는 퍼온글로만 포스트를 가득 체운 포탈 블로그 사용자이다.


B 블로그는 자신의 글과 그림 그리고 사진으로 포스트를 체운 설치형 블로그 사용자였다.



자 이 두 블로그 중에서 어느 블로그가 유익한가 A인가 B인가.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인가?


정답은 없다이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A 블로그의 내용도 B 블로그의 내용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퍼온글로 가득 찼다 하더라도 한참을 읽고 많은것을 느낄수 있는 블로그가 있는 반면에 자신의 글과 그림 사진으로 포스트를 체웠다 하더라도 전혀 도움이 안돼는 블로그도 있다.


블로그는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이나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운영할 수 있는것 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고 논리적인 글로 설득력있게 글을 적을수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독창적인 앵글과 색감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수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의견을 글로 적기 어려운 사람들이 그 다음의 방법으로 선택할수 있는것이 바로 [펌]이다.


[펌]으로 가득찬 포스트들은 일견 아무 생각없이 남에 포스트를 퍼다 나르기만 해서 만드는 성의없는 블로그 같지만 그것은 포스트를 만드는 자신의 고민과 노력에 경도되어 [펌]으로 포스트를 체우는 블로그들을 제대로 알지 못한것일 가능성이 많다.


[펌]으로 체운 블로그들도 아무 포스트나 퍼다 나르지는 않는다. 나름대로 포스트를 읽어 보고 자신에게 혹은 다른 사람들이 봤을때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나름대로의 판단을 기준이 있는것이고 이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다.


블로그에 포스트를 쓰는 사람도 있어야 겠지만 그 포스트를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그것도 곤란한 노릇이다. 자신의 포스트에 피드백이 없다면 얼마나 김빠지는 노릇인가 기존의 게시판 처럼 각 포스트에 Hit수가 표시되는것도 아닌 상황에서 덧글과 트랙백도 휼룡한 피드백이지만 자신의 글을 [펌]해갔다는것은 자신의 생각에 대한 완전한 동의를 나타내는 나름의 피드백일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펌으로 가득 체운 블로그가 아니라 남에 글을 자신의 글인양 게시하는것이 문제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 펌과는 차원이 다른 의도적인 타인의 포스트에 대한 도용이기 때문에 펌과는 별개의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물론 [펌]을 하는 블로그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타인이 정성들여 만든 컨텐츠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한 법인데 이런것들이 지켜 지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흔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포스트를 퍼가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그 포스트를 퍼가도 좋은지에 대한 블로그 주인장의 허락이 필요하다. 물론 내 블로그 처럼 출처를 표시하고 에디트하지 않는 조건으로 퍼가는것을 허락합니다. 라고 명시해 놓은 블로그에서는 별도의 허락이 필요하진 않겠지만-의외로 이런 블로그들이 많다- 그렇더라도 퍼간다는 덧글 하나 정도 남기는것은 그다지 힘든 일이 아닐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한다.



펀글에는 기본적으로 제목에 펀글이라고 표시를 해야 한다. [펌]이라는 머릿말을 붙이는 것으로 충분하다. 내용을 수정하거나 하진 않더라도 펌글의 제목을 마음대로 수정하는것도 곤란하다. 제목 그 자체도 엄연한 창작물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수정하면 안돼기도 하려니와 이미 그 글을 읽은 사람에게 혼선을 줄수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안이 오프라인에 대해 힘을 발휘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그 힘은 사안을 조리있고 논리적으로 적어낼 블로그에게서 시작되겠지만 결국은 그 포스트를 수많은 블로그와 게시판으로 [펌]해다 나르는 사람들에 의해서 여론이 되고 실질적인 힘을 가지는 것이다.


블로그에서 펌은 그 자체로서 좋다 나쁘다를 말할수 있는 것이 아닌 포스트를 구성하는 한 방법일 뿐이며 좋은펌과 나쁜펌을 만드는것은 펌 그 차체가 아니라 펌을 하는 블로거에게 있다. 마치 같은 칼이지만 요리를 해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수도 있지만 강도질에 사용될수도 있는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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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옹호론에 대한 네티즌 반응 유감 (http://blog.naver.com/chenjy/120006809649)

Gaya님께 답글로 가름하는 펌글에 대한 논의 완결편 (http://blog.naver.com/chenjy/120006825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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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메인에 소개된줄은 몰랐네요



이 포스트를 통해서 문제를 제기 했었고 많은 네티즌 여러분과의 유익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링크된 글과 본문을 합쳐서 3개의 포스트를 올렸고 Gaya님께 답글로 가름하는 펌글에 대한 논의 완결편을 통해서 저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상태 입니다



하지만 물론 그 결론이란것이 완벽하거나 모두의 의견을 수용한 완벽한 어떤것이지는 못합니다.



[펌]이 이렇게나 논란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다는 증거이며 그만큼 양측의 의견에 나름대로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의 의견은 이미 밝힌 것이고 이 포스트에서 덧글로 의견을 달았거나 달지 않았거나 제 포스트를 보시고 [펌]에 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것 까지가 이 포스트의 한계인듯 합니다.



이 포스트에 자극 받아 더 좋은 의견을 담은 포스트를 보게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혹시나 그런 포스트를 작성 하신다면 트랙백 한번 날려 주시면 감사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