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고교등급제 지방대 그리고 네이버블러그

초하류 2004. 10. 15. 17:55
세상에는 많은 차별이 존재한다. 요즘 세간의 이슈가 되고 있는 고교등급제가 그렇고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문제시 되어 오고 있는 지방대 차별이 그러하다.


그리고 지금 네이버블러그로 대표되는 포탈 제공 블러그 사용자들과 설치형 블러그 사용자라는 차별이 형성되려고 하는것 같다.


우선 포탈제공 블러그가 왜 설치형 블러그 사용자들에게 백안시 당하는가를 한번 생각해 보자


자신이 포스트 내용을 직접 작성하기 보다 여기 저기서 펌질을 해서 포스팅하고 트랙백이나 RSS같은 여타 웹서비스와 차별화 되는 블러그만의 개방적인 아키텍쳐를 이해하지 못한다.


크게 이 두가지가 꼽히는것 같다.


그렇다면 어째서 포털 블러그 사용자들에게 이런 경향이 많이 나타나는 것일까


이런 저런 이유가 있을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용하기가 쉽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이것 저것 설치하고 설정하고 서버 잡고 도메인 신청하는 까다로운 절차 없이 포탈 서비스에 가입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포털 블러그 사용자들은 포털서비스에 가입만 하면 자동으로 생성되는 자신의 블러그가 여타 미니홈피 서비스와 어떻게 다른지 블러그라는 인터페이스는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성되었는지 깊이 생각할 필요나 여유없이 블러그를 사용하기 시작하게 된다.


손쉬운 생성과 블러그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대한 몰이해는 기존의 블러거들이 보기엔 못마땅한점 투성이일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탈 블러거들을 묶어서 어떻다라고 정의하는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나는 그것이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네이버 블러거들이란 용어가 통한다면 대부분의 지방대학생 대부분의 서울8학군 고등학생이란 말도 유효해 진다.


이런 차별이 받아들여지는 순간 블러그는 우리가 그렇게 욕하던 거대 미디어와 대항할 명분 자체를 상실해 버리게 된다.


누군가 와서 이렇게 묻는 다면 뭐라고 대답해 줄것인가


"요즘 블러그란게 좀 뜬다던데 거기다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사람들 면면이 어떻게 되나? 우리 신문 논설위원들이나 기자들과 비교해서 말이지.."


물론 기존의 기자라고 불리는 사람들 보다 훨씬 논리적이고 참신한 시작으로 글을 쓰거나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만들수 있는 블러거도 있을수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블러거들은 그들 전업 기자들의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그것은 설치형 블러그 사용자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블러그의 가치를 포스트의 질과 블러그 자체가 가지는 기능의 이해도로 평가 받으려는 순간 블러그는 기존의 권위적인 미디어들에게 대항할 힘을 잃어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블러그 1인미디어는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


그것은 발언이라는 기회에 대한 평등이다.


쓸대없는 이야기이든 퍼다 나른 이야기이든 정성들여 쓴 글이든 그림이든 사진이든 누구든 세상을 향해 어떤 발언도 할수 있게 되는 기회의 평등이다.


자 기회의 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포탈형 블러그는 설치형 블러그보다 훨씬 비교우위를 가지게 된다. 옆집 아주머니도 앞집 순이도 너도 나도 누구나 블러그를 만들고 세상을 행해 발언할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아무렇게나 블러그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본질을 흐려 놓는 사람들을 어떻게 할것이냐고?


빛이 있으면 그늘이 생기는것처럼 어떤것을 얻으려면 마땅히 지불해야 하는 댓가가 필요하다. 우리가 발언의 기회에 대한 평등이라는 열매를 가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발언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번거로움을 댓가로 지불해야 한다.


휼룡한 포스트가 올라오는 블러그를 열심히 찾아내고 또한 자신이 휼룡한 포스트를 쓰기 위해 Submit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한번더 고민하는 자세가 블러그의 양적 발전에 발맞춘 긍정적 노력이라면 이런 블러그는 싫어 저런 블러그는 이래서 안돼라고 말하는것은 부정적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두가지 다 나름대로 의미는 있지만 정말 블러그가 발전하려면 어떤것이 도움이 될것인지는 각자 판단할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