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사이 좋은 사람들? 싸이 좋은 사람들?

초하류 2004. 9. 15. 17:53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이 필요해 지기 시작하는 사회는 풍요로울지 모르지만 쓸쓸한 사회다. 인류라는 스스로의 무한 복제들에게 서로 버림 받았거나 받을 것이거나 받기를 두려워 스스로 다가서기를 포기해 버린 이들이 개와 고양이 도마뱀 무엇이든 인간들에게 길들여진 존재들을 부여 잡고 스스로를 위로해 가며 점점더 혼자가 되어 가는 사회


그들에게는 개가 됐건 고양이가 됐건 도마뱀이 됐건 무엇이건 간에 그것은 이미 자신의 뜻을 그대로 투영하고 마음 다칠 가능성 적은 친구요 부모요 형제인것이다.


송아지와 양 그리고 돼지를 아무 생각없이 먹을수 있는 사람이라는 잡식성 동물이 개와 고양이를 먹는다는 사실에는 그렇게 진저리를 치는 이유는 그런 쓸쓸함에서 기인한다.


싸이월드 천만명 시대다. 이정도면 가히 싸이민국이라 할만하다. 대한민국 디지털 카메라의 절반 이상은 싸이를 위한 컨텐츠를 생산하고 있으며 많은 대기업에서 업무 방해를 이유로 싸이를 차단하고 있다. 싸이의 무엇이 우리를 열광하게 하는걸까


싸이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지를 살펴 본다면 그 의문에 조금은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제 만난 사람 사진을 올리고 먹은 음식 사진을 올린다. 시시콜콜한 일로 위로 받고 위로 하고 100원짜리 도토리를 모으고 모아서 스스로를 꾸미고 서로에게 선물을 한다.


그래 우리는 스스로를 쓰다듬고 위로하고 있는 중이다.


어째서 사람들로 가득한 이 작은 나라에서 툭하면 접속이 끊어 지고 점검중 이라며 등떠밀려 나와야 하는 이 작은 방으로 꾸역 꾸역 몰려들어 오는걸까 그렇게 경기를 일으키던 수많은 유료 아이템을 감수해가면서 까지 말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반려동물로 스스로를 키우고 있는지 모른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비춰진 자신을 조그마하고 꽉 짜여진 인터페이스 안에 가두고 도토리를 먹여서 말이다.


그곳에선 모두가 서로에게 친절하고 서로를 위로해 준다. 전용선이라는 아슬 아슬한 한가닥으로 연결 되어져 있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Logout하고 돌아서 버릴수 있다는 부담제거제는 우리 스스로를 친절하게 만들고 남들과 사이 좋게 지내게 도와준다.


하지만 싸이월드가 온 국민들을 사이좋게 교화하고 있는 2004년 현제 우리는 자식을 때려서 죽이고 100명을 다 못 체우고 잡혀서 아쉽다는 연쇄 살인범이 잡히고 푼돈과 조금의 스트레스로 타인의 생명을 함부로 공격하는 곤두선 사회에서 스스로의 안전에 신경을 곤두 세우고 살아 가고 있다.


점점 친절하고 사이좋와지는 싸이에서와는 정반대로 현실은 점점더 각박해져만 가고 있는 것같다.


각박한 현실세계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사해 주는 싸이라는 공간은 우리에게 언제까지 유효할 것인가 불행하게도 싸이가 언제까지 사이 좋은 공간으로 우리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공간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가상공간이라는 낯선 공간이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익숙해 지면 얼마나 빨리 황폐해 지고 서로에게 상처 입히기 쉬운 곳이 되는지 우리는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곳으로 도망치더라도 결국 주체인 우리가 변하지 않는 이상 영원히 우리를 지켜줄 공간이란 예초부터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인지도 모른다.


답글 한줄 일촌평 한줄의 기쁨을 따뜻한 전화 목소리로 손이 닫는 곳에서 나누는 정다운 눈빛으로 발전 시킬수 있다면 그래서 우리가 발딛고 서있는 이곳이 사이 좋은 사람들로 가득 찬다면 세상은 한층 더 살기 좋은 곳이 될꺼 같다.


싸이질에 열중 하는 여러분이 싸이 좋은 사람들이 아니라 정말 사이 좋은 사람들이 되고 싶다면 이제 오프라인으로 눈길을 한번 돌려 보는것이 어떨까?


부담스럽고 힘들어 보이지만 그 사람들을 - 여러분과 함께 사이 좋은 싸이를 만들어 가고 가꿔 갔던 사람들을- 믿고 살기 좋고 사이 좋은 사회를 한번 만들어 보는거


그래서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인터넷이 그저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한번 증명해 보는거 이거 흥미진진할꺼 같은데? 나만 그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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