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나에게 충고하다

초하류 2004. 10. 3. 17:54
사람의 몸에는 충격을 받으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이른바 급소란 곳이 존재한다. 턱도 그중 하나이다. 뇌에 가장 효과적으로 충격을 전달하는 방법은 힘껏 턱을 가격하는 것이다. 턱을 강타 당하면 뇌는 폭풍이 부는 바다위에 떠있는 부표처럼 흔들린다.



뇌 자체는 통증을 느낄수 없지만 극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일을 하고 있던 뇌가 잠깐 혼선을 일으킨다.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해 가고 있던 복서도 불의의 한방을 턱에 허용하면 잠깐 의식을 잃어 버리기 때문에 링에 쓰러지고 카운트를 하는 일련의 상황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더 무서운 사실은 턱에 강한 충격을 받아서 턱뼈가 손상을 입으면 다음번에는 더 작은 충격에도 턱뼈가 부러져 버리고 만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유리턱이 되어서 권투선수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그래서 전문적인 복서들은 턱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 덤벨을 연결한 끈을 입에 물고 버티는 운동으로 턱근육을 단련 시키지만 노력만큼의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에초에 커버를 단단히 해서 턱에 충격을 주지 않는것이 상책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치 인체의 급소처럼 충격을 받으면 그 관계의 유지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급소들이 존재한다. 그중 신뢰는 턱과 비슷한 급소다.



신뢰를 잃어 버리면 관계 그 자체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뿐만 아니라 신뢰를 잃어 버리기 전의 모든 행동과 이후의 모든 행동도 그 진정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 깨어진 신뢰는 아주 작은 일에도 마치 유리턱이 그런것 처럼 그전보다 쉽게 더 작은 조각으로 깨져 버린다.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 하더라도 신뢰를 지키지 못한다면 다른 모든 부분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 된다. 즉 턱처럼 처음부터 커버링을 단단히 올려서 신뢰를 잃어 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잃어 버린 신뢰를 되찮는데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진심을 담아 사과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진심을 담은 말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오랜 시간 꾸준히 보여주는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