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를 처음 듣던 날

초하류 2010. 10. 11. 16:42
아주 옛날 옛적에 인터넷은 없고 핸드폰도 없던 시절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라고 불리던 시절 방학이 되면 방학숙제도 잘 안해가고 그저 산으로 들로 놀러다니던 그 시절

여름인지 겨울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쨌거나 고령 이모집 사랑방에서 이 노래를 들었으니 그때는 아마 방학이었으리라

요즘처럼 다양한 놀잇감이 없던 그 시절, 우리는 일찍 저녁을 먹고 슬슬 고파 오는 배를 감자다 고구마다 주정부리로 때우며 라디오를 켜 놓고 이종한의 밤에 디스크쇼 공개방송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당시 이종한의 밤의 디스크쇼 공개방송은 요즘으로 치면 무한도전? 혹은 개그콘서트? 뭐 어찌됐건 인기 최고였다. 이종환의 진행속에서 이택림과 이문세의 말빨은 방바닦을 뒹굴게 만들 정도로 웃겼다. 이택림의 추억의 쨈발러 등등 

그러던 그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 일요일 공개방송에 송창식이 나왔다. 그리고는 신곡이라며 아직 녹음도 안했다며 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짜자잔 하는 기타 반주와 함께 시작된 능글 능글한 송착식의 노래에 빠져 들던 우리는 급기야 아자자자 부분에서 그만 너무나 웃겨서 배꼽을 잡고 굴러 다닐수 밖에 없었다. 정말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웃었다. 웃다 조금 진정이 될려고 하면 다시 터저 나오는 아자자자가 조금만 더 이어졌더라면 아마 나와 친척형들은 그날 운명을 달리했을지도 모른다.

지난주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조금 통통해진 이적이 예전의 날카로움은 조금 무뎌졌지만 그만큼 더해진 세련미로 이 노래를 부르자 왜인지 모르지만 갑자기 그때 한쪽벽이 소우리와 연결 되어 있어 쇠죽 냄새가 배어 있고 시렁위에 메주가 주렁주렁 달린 그 철책상위에 조용필과 성룡 그리고 전영록의 사진이 붙어 있던 이모집 사랑방이 생각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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