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나는 가수다의 두번째 경연이 끝이 났네요. 7명 모두 혼신의 노력을 다해서 노래 했고 무대 하나 하나가 그야말로 반짝 반짝 하는 독창성과 그들만의 음악성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92녀에 데뷰한 김건모의 마이크 잡은 손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은 이 무대에 그가 느끼는 부담감을 보여주는듯 했습니다.
나는 가수다에서 김건모가 룰을 깨트린것과 그 룰을 깨트릴 수 있게 원인을 제공한 이소라, 김재동 그리고 모든것을 잘 컨트롤 하지 못한 PD가 싸잡아 욕을 먹고 있었지만 정작 방송이 시작되고 노래가 흘러나오자 그런 모든 잡음들은 가수들의 열창에 떠내려가 버렸네요
사실 전 세계에서 이런 프로를 기획 할 수 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요? 그 나라에서 음악성으로도 대중성으로도 특급 레벨에 도달한 음악인들을 모아서 경연이라는 방식으로 무대에 세울 수 있는 나라가 말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이라면 아마 어림도 없는 일일꺼 같네요. 미국에서 본조비나 스티비원더 브리트니스피어스 같은 가수들을 한 무대에 그것도 경연이라는 형식으로 세울 수 있을까요? 불가능 하죠.. 왜냐하면 티비에서 노래를 하고 티비를 통해 음악을 듣는 사람들 보다 공연장을 찾아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훨씬 많거든요. 음악을 더 잘 알리고 음악을 위상을 높이는데 신인이 아니라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부활의 리더인 김태원도 그가 많든 음악이 세상에 알려질 방법이 없어서 버라이어티를 하기로 했다는 말도 있지요. 우리나라에서 음악은 음악 자체로 알려 지기가 너무 힘들다는 거죠. 대부분의 나라에서 음반 발매는 급격하게 디지털 음원으로 돌아서면서 줄어 들고 있지만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은 여전히 건제한데 비해서 우리나라는 공연으로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지탱해 나가기가 너무 힘든 좀 기형적인 구조인거 같네요.
홍대앞에 클럽만 가봐도 음반 한두장씩 발매한 밴드들의 음악을 듣는데 만원 내면 맥주를 한병씩 주는 저렴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출연하는 밴드 멤버들 보다 많은 경우도 잘 없거든요.
뭐 나는가수다를 보면서 소름 끼친다. 정말 감동했다고는 하지만 어째서 열린음악회나 랄랄라 같은 음악 전문 프로에서는 그런 감동을 느끼지 않는걸까요? 결국 누군가는 탈락 한다는 지극히 자극적인 양념이 없으면 음악이라는 예술장르에 몰입할 수 없는 음악 불감증에 걸린건 아닐까요?
지난주 방송분이후로 쏟아진 엄청난 관심으로 인해 김건모는 자진 사퇴했고 PD는 경질되고 프로그램은 잠시 휴식기간을 가진 다고 합니다. 최고의 가수들이 쏟아 내는 7곡의 리메이크곡을 즐기는 즐거움은 잠시 접어 두어야 할것 같네요.
부디 잘 수습되어 좀 더 멋진 무대를 볼 수 있었으면 그리고 단지 티비로만 즐기는것이 아니고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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