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부모가 되서 방한칸은 마련해 주셔야 하는거 아니에요?

초하류 2012. 10. 29. 11:34

주말에 지인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빠질수 없는 아이들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 지인분 하시는 이야기가

중학생이 되더니 아이가 자기 방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자 마눌님은 친구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목동 사는 아들둘을 키우는 친구인데 작은 아들이 방이 필요하다며 부모가 되서 자식에게 방한칸은 마련해 주셔야 하는거 아니에요? 라며 따지는데 가슴이 철렁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조금 무리를 해서 큰집으로 옮겼다고 하더군요


뭐랄까요? 좀 씁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도 어릴때 남동생과 방을 같이 썼기 때문에 내방을 갖고 싶었고 여동생은 방을 혼자 쓰는게 좀 질투도 나고 했기 때문에 그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부모님께 자식이 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처와 지인은 그런 아이들의 항변이 너무 마음에 와 닫는다며 공감을 이어갔습니다. 자식이 부모를 힐난하며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것은 제게는 마치 혈연으로 이어진 부모자식 관계가 제공해야 할 의무와 받아야할 댓가로 만들어진 갑을관계처럼 뒤틀려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한 아이가 특별히 나쁜 아이도 비뚤어진 아이도 아니라니 요즘 애들은 다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식이 그렇게 당당하게 부모에게 당연히 제공해야 할것을 이야기 한다면 부모는 자식에게 너도 이만큼 공부는 해야 하지 않겠냐며 자식된 도리를 이야기 할 수 있는걸까요? 너를 키워줬으니 나중에 나에게 이만큼의 물리적인 보상을 해야 하는데 왜 하지 않냐고 힐난할 수 있는걸까요?


유교적 사회에서 부모와 자식간의 수직적인 관계가 너무 딱딱한 면도 있었고 이를 완화 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들이 논의 되기도 하고는 있지만 식당에서 천방지축으로 뛰어 다니며 떠드는 아이들, 부모에게 왜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냐며 당당하게 따지는 아이들틈에서 내 아이는 어떻게 교육시키고 키워야 할까라는 고민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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