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플래시백은 영화나 드라마를 지루하거나 뻔하게 만드는 요소중에 하나입니다. 현재의 상황을 굳이 과거 회상 장면을 통해 구구절절 설명하는 사족일때가 많기 때문이죠.
퀸즈갬빗은 갑자기 일어난 주인공이 호텔을 나서고 급하게 달려 기자들의 플래쉬 세례를 받으며 체스판 앞에 앉는 장면과 함께 시작하는 긴 회상 장면으로 시작되고 스토리도 험난한 주인공의 성장이라는 흔한 소재지만 시청자들을 빠져 들게 하는 매력을 지녔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풍요로웠던 2차 세계대전 후 1950~196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충실히 재현하는 아름다운 미장센, 자동차 사고로 혼자 남아 비비안리만큼이나 커다란 눈망울의 주인공은 남자들 뿐인 체스의 세계에서 조용히 턱을 괴고 부릅뜬 삼백안으로 상대방을 노려 봅니다.
그리고 요즘 드라마나 영화답지 않게 오프닝, 계산, 오류, 미들게임, 혼자, 포기, 엔드게임이라는 각 에피소드의 제목처럼 천천히 기승전결을 쌓아갑니다
마치 무협지의 주인공처럼 태생이 남다르지만 고난에 처해 힘든 삶을 이어가다 기연을 만나고 기물과 무립비급을 손에 넣고 주변의 도움과 스스로의 절치부심으로 결국 초절정 고수가 되는 뻔한 이야기를 요즘 드라마 답지 않게 정석으로 기승전결의 호흡에 맞춰 따라가다 보니 옛것인데도 불구하고 뭔가 다른 새로움이 느껴지더군요
체스가 주요 소재지만 굳이 체스를 몰라도 감상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실제 화면에서도 체스의 수를 길게 보여주거나 하지 않거든요.
짧고 임팩트 있는 유튜브의 동영상이 트랜드인 요즘 시대에 긴 호흡의 드라마를 차분하게 정석으로 이어 나가는 연출과 고전적인 매력이 가득한 주인공의 성장스토리는 차분히 쌓아 올린 이야기가 주는 쾌감을 정석대로 전해 줍니다.
퀸즈갬빗은 요즘스럽지 않은 스타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든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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