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두번째 아파트를 샀습니다. 그리고 아파트로 이사를 들어가기 전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바로 인테리어를 할것인가 말것인가..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산다고 해도 큰 문제 없는 집이었습니다만 문제는 10년된 아파트지만 제가 보기에는 너무 올드해 보이고 어딘가 조금 문제가 있는 구조였다는 겁니다.
마눌님과 머리를 맡대고 앉았습니다. 과연 인테리어를 해야만 하는가..
' 인테리어는 모르겠고 일단 도배와 함께 화장실 변기와 욕조는 바꿨으면 좋겠어'
라는게 마눌님의 의견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사 들어갈 집을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는 관점에서 좀 더 꼼꼼히 보기 위해 지금 살고 게시는 세입자분께 양해를 구하고 방문을 해 보았습니다.
거실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여전히 괜찮았지만...
주방쪽은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왜 싱크대를 저런색으로 .. 쿨럭..
일단 다른곳은 다 확장이 되어 있는데 주방은 확장이 되어 있지 않아 조금은 어정쩡한 공간들이 눈에 띄였고 확장을 한다면 단순히 베란다만큼이 아니라 그런 어정쩡한 짜투리 공간도 훨씬 쓰임새가 좋아질것 같아 보였습니다.(지금 평당 얼마를 주고 산건데.. 공간 낭비라니 그건 절대 불가..)
게다가 조금 좁은 세탁실은 좌측벽에는 보일러 우측벽에는 가스계량기가 달려 있어 이것도 역시 공간 활용성이라는 측면에서 뭔가 조치가 필요해 보였죠
그래서 도배와 변기 및 욕조 교체, 주방 베란다 확장, 싱크대를 가지고 인테리어 예산을 잡기 위해 업체를 방문 했습니다.
그런데..
일단 조금 번듯한(포트폴리오가 있고 뭔가 괜찮아 보이는)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그런 부분 시공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차에 영림쑈룸에 가면 화장실이나 주방도 볼 수 있고 부분시공에 대한 상담도 가능하다는 정보를 입수 영림쑈룸을 방문 했습니다.
과연 예쁘게 정리된 화장실과 그냥 그런 주방들이 전시 되어 있더군요. 그곳에서 상담을 요청하자 남자분이 오셔서 상담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요구사항을 전달 하자..
견적을 주셨는데 3600만원... 음? 조금 예쁜 화장실을 고르긴 했지만
이 돈을 주고 부분을 할 바에는 전체를 대상으로 견적이라도 받아 보자~ 라는 마눌님의 일성과 함께 그간 인스타에서 캡처되었던 예쁜 포트폴리오를 가진 업체들에게 일단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아주 잘 나가는(아마 우리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꺼라고 추측되는) 업체들은 2달밖에 남지 않은 일정으로는 공사가 불가능하다며 상담 자체가 불가능 했습니다.
그다음에서 몇몇 업체를 미팅해 봤는데 공통적으로 평당 150에서 160 기본 공사비를 깔고 견적이 시작되었습니다. 미팅 시간 조절이 어려우 같이 할 수 없는것에 대해 마눌님이 불안해 하셔서 미팅 시 업체의 양해를 구하고 스피커폰으로 중계해주는 걸 들으며 모니터링했습니다.
그중 한 업체는 뭔가 마구 마구 트렌드한 포트폴리오와 함께 자신들의 그런 스타일을 마눌님께 뭔가 나쁘게 말하면 교주 좋게 말하면 아티스트삘로 강요하는 바람에 탈락, 한 업체는 뭔가 동네 근처라서 믿음은 가지만 마눌님의 요구를 그저 들어주는 것에도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 우리가 원하는 바와는 상관 없이 해오던 대로 딱 해줄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 탈락 그리고 마지막 미팅을 한 업체에서..
우리는 아주 개발자스러운 담당자를 만나게 됩니다. 일정이 안될 가능성이 너무 많지만 꼭 원하신다면 상담을 할 수는 있다.라는 뭔가 영업스럽지않은 멘트에 이끌려 마눌님과 미팅 일정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것은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비용에 대해 부담이 있는 우리의 주머니 사정을 눈치챈건지 안해도 되는 것들(예를 들어 나는 꼭 하고 싶은 시스템 에어컨 같은)은 비용 부담이 있으실테니 라는 머릿말과 함께 빼면서 상담을 이어갔습니다.
화장실 변기랑 욕조만 교체요? 가능은 합니다. 그런데 그걸 교체 하면 화장실 바닦 타일이 상할 수 밖에 없고 결국 화장실 전체를 하시는것이 더 합리적이실꺼 같습니다. 찍어오신 사진으로 보기에도 상태가 깨끗해서 시공 없이 그냥 사용하셔도 될꺼 같지만 공사를 하게 되면 바닦은 교체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강마루는 공사중에 아무리 조심한다 하더라도 일정 부분 손상을 피할 수 없기도 하고 방은 장판이고 거실만 강마루인 지금 구조는 전체적으로 봤을때 부조화스러울 가능성이 많아 새로 시공하시는것이 좋을꺼 같습니다.
뭔가 실제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과 자신이 작업한 포트폴리오를 열때 그 PC의 폴더 구조가 정렬된 상태가 뭐랄까요.. 믿음이 가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사실 저희 업체는 4000만원 이하면 공사 진행이 어렵습니다만 최대한 될 수 있게 한번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일정이 가능할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반쯤은 웃는 표정으로 배웅을 해주셨는데..
이틀 후 죄송하지만 도저희 공사 일정이 나오지 않습니다. 라는 문자가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금목걸이는 우리에게 사치였던 걸까요?
그런데.. 평소 너무나 소심하고 나에게만 여포인 마눌님께서 갑자기 분기탱천 하시고는 전화를 들어 담당자와 친히 통화를 통해 일갈을 내리셨습니다.
아니 될수도 있다고 말씀하셔서 우리는 기다리고 있는데 이러면 어떡하냐.. 전체 공사가 아니라서 그렇냐.. 그런데 화장실 고치고 주방 확장하고 바닦도 교체하면 그게 전체 공사가 아니고 뭐냐.. 그리고 일정이 문제라면 2월 중순까지로 일정을 잡아도 좋다
내게만 그러는줄 알았던 마눌님의 사자후에 그 담당자는 뭔가 방법을 찾아 보겠다는 뜨뜻 미지근한 회피기를 발동했지만 마눌님은 긍정적인 대답 기다리겠습니다라는 고객이 날릴 수 있는 최고의 가불기로 전화를 마무리 했습니다.
결국 이틀후 일정을 어렵게 잡았다는 담당자의 통화와 함께 인테리어 업체가 정해지나 했습니다만 마눌님은 그와중에도 또 한곳의 업체 방문 미팅을 잡으셨습니다. 그리고 미팅 후에 상담이 너무 재미있었다. 내가 원하는걸 잘 들어준다. 이 업체로 바꾸고 싶다며 저녁에 저와 함께 다시 가보자는 지시를 내려 주셨습니다.
그런데 찾아간 업체의 상담 실장님께서는 뭔가 오전에 해주겠다던 구조도 아닌 예상도와 함께 포트폴리오는 보여줄 생각도 없고 없어도되는 철거비용을 운운하는가 하면 사실 불법이지만 이런 공유공간에 장을 짜 넣을수도 있다라며 이런 저런 공사와 관련된 옵션을 계속 끼워 넣으려고 하고 결정적으로 계약하기도 전에 현금으로 하시면 10% 빼드리겠다는 뻐꾸기를 날려주셨습니다.
오랜 구축으로 다져진 쎄한 촉.. 아 이 사람은 현장을 책임지면서 상담하지를 않는구나~
그래서 우리는 결국 좀 우직한것 같지만 현장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 업체에 계약금 500만원을 송금하고 상세 기획으로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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