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국민연금? 이제 그만 좀 솔직해 지자

초하류 2007. 4. 20. 16:13


국민연금 심심하면 보도 나온다 언제 고갈된다. 언제 조정해야 한다. 앞으로 못 받을지 모른다.....

국민연금 내는 사람들은 초조하고 손해 보는 것 같고 짜증난다. 내가 낸 돈 본전도 못 돌려 받는 것 같고 괜히 손해만 보는 것 같고 안 냈으면 좋을 것 같고..

이거 전부 국가가 국민 앞에 국민연금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지 못해서 생긴 거 아닌가 싶다.

솔직히 국민연금은 적금이 아니다. 금융상품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국민연금은 복지제도다. 결국 국민연금은 세금이다. 내가 내고 내 돈에 이자 붙여서 찾아가는 국민보험공단이 구라 치는 것처럼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어쩌고 하는 금융상품이 아니란 말이다.

많이 낸다고 많이 받는 것도 안 낸다고 안 받는 것도 아니다. 많이 내도 여전히 돈이 많은 사람은 못 받을 수도 있고 적게 냈지만 가난한 사람에겐 조금 더 줄 수 있는 말 그대로 사회보장제도이며 부의 재분배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누가 국민연금을 좋아라 하겠는가 액수도 적지 않아서 웬만한 월급쟁이들도 10만원이 훌쩍 넘어 간다. 사업주가 부담하는 부분까지 생각하면 훨씬 많다. 이런 거액의 돈을 세금이라고 내라고 하면 엄청난 조세저항에 부딪힐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설득하기가 무지 어렵다.

우리는 모두 복지제도가 잘되어 있는 서방국가들을 부러워 하지만 세금이 많아 지는 것은 조금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국민에게 복지제도에 대한 믿음과 필요성을 설명하는 정공법을 택하기 보다는 일단 땜질 식의 무마작전에 돌입했다. 조금 내고 많이 받는다고 수익률 짱 이라고 그리고 실제로 지금 일찍 국민연금을 납입하신 어르신들은 자신이 불입한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타고 게 신다.

하지만 그럴수록 국민연금의 정체성은 점점 더 모호해지고 국민들의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으며 정부는 점점 더 궁지에 몰린다. 그럴 수밖에 없다. 세금을 적금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앞뒤가 맞을 리가 없다. 복지제도를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금융상품이라고 속이고 있으니 앞뒤가 맞을 리가 없다.

이제라도 딱 깨놓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 국민연금 적금 아니다 국민연금 펀드 아니고 금융상품 아니다. 국민연금은 세금이고 복지제도다. 그리고 국민들을 설득해 나가고 실질적인 복지정책으로 일관되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믿음을 얻는 조금 우직하지만 정직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국민연금 수익률이 얼마 내 얼마 내고 얼마 돌려 받을 수 있네 따위의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 월급쟁이 유리지갑에서 원천징수로 쏙쏙 빼먹는 무사 안일한 모습은 싫다 싫어

복지제도로서 실질적인 기능을 하는 국민연금의 본질적인 모습과 고소득 자영업자들에게도 공평하게 적용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래서 정말 국민연금이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 되고 실질적인 사회안전 망으로서 기능하는 것을 일관되게 보여준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에서 차츰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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