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언어폭력과 갈굼은 사라지지 않는다.

초하류 2005. 6. 19. 22:35
성폭행 사건이 일어 났다. 그리고 범인은 고개를 숙인체

"비디오와 게임을 하다 보니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해봤어요"

그리고는 폭력적인 게임과 오락물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온갓 칼럼과 전문가들의 근엄한 판결이 몇일 동안 지면을 장식한다.

이번엔 군대다.

"언어폭력과 갈굼으로 시달리다 수류탄을 까서 내무반에 던지고 거기다 50여발의 실탄을 한번에 갈긴것도 아니고 찾아 다니며 인명을 살해 했다."

아마도 내일 모든 신문에서는 군대의 기강해이와 만성적인 언어폭력과 폭력과 가혹행위로 대표되는 갈굼의 사례등이 지면을 장식하며 군대의 문제점들과 앞으로의 나갈바에 대해서 난리 삽질을 해 댈것이다.

나는 여기서 한가지 묻고 싶다. 죄의 원인을 죄인에게 묻고 그 원인을 실제로 받아 들이는것이 과연 합당한 일인가?

과연 언어폭력과 갈굼이 군대에서만 일어 나는 특별한 사회현상일까?

사회생활 6년차지만 내가 사회에서 경험한 언어폭력과 갈굼은 군대 생활과 비교해서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단순한 업무 과실과 욱하는 어린 고참들의 객기로 몇대 맞고 욕 몇마디 들어 먹는것은 애교에 가깝다.

갑과 을의 관계를 교묘히 이용하여 무시하고 모욕하고 착취하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 타인을 비방하고 거짓 증거하고..

군대에서 기강을 확립하면서 언어폭력과 갈굼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사람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 오직 정의가 넘치고 진실만이 가치롭다고 이야기 하는 이상주의자와 같다

인간이라는 동물을 모아 놓은 어떠한 조직에서도 언어폭력이 발생하고 갈굼이 발생한다. 그런것들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것은 말 그대로 공허한 이상 일뿐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번에 사고를 저지른 그 병사의 정신 상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정상이라고 보기 힘들것 같다. 군대에 만연한 언어폭력과 갈굼이 아니라 일정 정도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허약한 사병이 일으킨 사고이지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언어폭력과 갈굼이 원인이 아니란 말이다.

군대는 특수한 조직이다. 그 손에 인명살상 무기를 지급해야 하고 그 무기로 인명을 잘 살상할 수 있도록 훈련받는 고도로 특수화된 조직이다.

그런곳에 간단한 신체검사만으로 통과된 60만이라는 파악하기 힘든 숫자의 개인들이 오늘도 인명살상 무기를 지급 받고 인명살상을 훈련 받고 있다.

군인이라는 신분을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남성에게 허락하는 이상 이런 사고는 언제든지 재발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재발을 진심으로 막고 싶다면 군인이라는 신분을 허용할 기준을 높이고 그 기준에 맡는 전문적인 대우를 해주는 길 밖에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운전면허 보다 쉽게 K2를 다루고 수류탄을 지급받는 60만명 이것만으로도 사고가 날 충분한 이유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