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나는 좋은 영화를 원한다.

초하류 2005. 1. 21. 09:34
가격파괴 바람이 거세다.

옷도 음식도 심지어 서울의 아파트값까지 내린다. - 덩달아서 월급마저 내리는 사람들도 있다.- 오르는것은 공공요금과 세금과 기름값 그리고 담배값 정도랄까?

국가가 판매하는 서비스와 소비재를 제외하고는 모든것의 가격이 말그대로 파괴 되고 있다.

문화 컨텐츠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CD는 아에 파는곳 자체가 점점 드물어 지고 DVD는 한장에 3500원짜리가 등장한지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만화책은 당연히 빌려 보는것이고 월간지도 동내 책방에서 빌려서들 본다.

불경기는 참으로 심하게 불경기인가 보다.

이렇게 가격이 파괴되면 당장은 소비자들이 즐거울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결국은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게 된다. 그 정도는 공산품보다 문화 컨텐츠에서 훨씬 크게 나타난다.

어째서인가

문화컨텐츠의 힘은 다양한 시도에서 나온다. 획일화된 문화컨텐츠에서 감동을 바라는것은 마치 486컴퓨터에서 윈도우XP가 원활히 돌아가기를 바라는것 만큼이나 무리한 희망이다.

가격이 싸지면 다양한 시도를 하기가 힘들게 된다. 마진이 적어 지기 때문에 결국 박리다매.. 모두가 좋와할수 있는 두리뭉실한 것들만 판을 치게 된다.

음악도 영화도 게임도..

문화컨텐츠에서 이른바 대박은 다양한 시도들 사이에서 나왔을때 의미가 있는것이지 최초부터 대박을 위해 기획된것들 사이에서 나온것은 의미가 적어진다.

전자의 경우라면 당연히 포함하고 있을 기발한 상상력과 재기넘치는 어떤것이 후자의 경우에는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음반 시장은 스스로가 호황을 누릴때 다양한 시도속에서 대박을 만든것이 아니라 대박을 위해 기획된 음반만을 만들었고 대중은 편하게 TV앞에 앉아서 무분별하게 그들을 소비해 나갔다.

그리고는 그 뻔한 스토리들은 음반시장이 현재 격고 있는 극심한 불황을 만든 거대한 축중 하나의 역활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자 이제 아시아에서 한참 줏가를 올리고 있는 영화들은 어떤가

블럭버스터 영화들만 기획되고 막강한 배급력으로 스크린 숫자를 싹쓸이 해 버려서 멀티플렉서로 몇배는 많아진 전국의 스크린은 극장은 많지만 볼 영화는 오히려 적어지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대박영화는 많아 졌지만 더 많은 영화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영화는 숫자상으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선전하고 있지만 내부에는 불안요소 투성이다.

연봉 200만원으로 버티는 조명부 막내라는 웃기지도 않은 열악한 스텝들의 처우와 허술한 포스트 프로덕션

큰거 한방을 원하며 묻지마 투자를 시도하는 수많은 펀드들은 그 돈의 위력으로 감독의 창작력에 간섭하고 시나리오의 방향을 틀어 놓는다.

대형 배급사들은 스크린을 독식하고 많은 좋은 영화들이 올릴 스크린을 찾아 방황하게 만들었으며 기껏 올린 작품도 일주일만에 내려 버리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올드보이와 같은 명작이 나올수 있고 김기덕같은 별종이 살아 남을 수 있었던것은 말그대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한때 아시아 시장을 좌지우지 하며 아시아의 헐리우드로 불리던 홍콩은 무자비하게 스스로를 소비하다 결국 정상의 자리에서 물러나 버렸다.

이제 한국영화가 그 자리에 조금씩 가까워 지고 있는듯 하다. 부디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오래도록 정상의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서 좋은영화 많이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