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아들들을 자유롭게.

초하류 2004. 6. 18. 17:42
---------------------제 와이프의 글에 동의를 표하는 뜻에서 와이프의 글을 퍼서 올려 봅니다.--



오늘 아침 아침 마당을 중간부터 보게 되었다.
부모님? 나 먹고 살기도 빠듯해요.
가 제목이었던 것 같다.봉양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왔더랬는데 자식들이 부모를 봉양하느냐 않느냐, 아들이 봉양하느냐, 딸이 봉양하느냐 등의 이야기였다. 실상 어른들을 모시게 되었을 때 실무를 담담하게 되는 것은 여자들이므로 어쩔 수 없이 모셔야 되는, 딱 필요한 것만 말하고 움직이고 부딪혔을때 맘에 앙금이 남고 하는 며느리보다는 그래도 딸이 낫지 않겠느냐. 그래도 아직 남의 눈도 있는데 아들이 모셔야 하지 않겠느냐는 둥

시어머니는 내가 제일 처음 인사갔을때 별 얘기 않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니도 맏이니까 맏이가 어떤 건질 안 알겠나. 나중에는 너거 도움 받아야 하지 않겠나.'
나중에 친구들이 인사갔을때 집은 어떻더냐. 어느 정도로 사는 것 같더냐. 뭐라고 말씀하시더냐. 식사는 했느냐. 등등 물었을때 그 얘기가 나왔고 그런 얘기를 첨 본 자리에서 하더냐고 내게 되묻으며 니도 고생 좀 하겠다고 말했을때서야 나는 그 얘기가 내게 어떤 멍에가 된 것이라는 걸 알았다.

부모들은 모두다 자식들을 나름 최선을 다해서 기를 거고 그 점에 대해서 나도 시어른들께 고맙다. 하지만. 우리 부몬들 나를 공으로 편케 기르지는 않으셨을거.
그런데도 왜 날 때 성이 아들이고 딸이고 날 때 순서가 첫째고 둘째고에 따라 왜 권리와 의무가 차등이 생기느냐 말이다.

내가 제일 얄미워하는 말중의 하나가
맏이면 맏이 구실을 하든지 소리다. 아마 내가 맏이고 맏며느리기 때문일거다.
골라서 골라서 둘째며느리가 된 친구가 네째며느리가 된 사람이 큰 형님이 맏며느리 노릇을 못한다고 투덜댈 때 정말 확 때려줬으면 좋겠다. 그래, 너희 형님은 이 한국사회에서 맏며느리 되고 싶어서 됐겠냐. 너희가 보태준 거라도 있냐. 너희는 무슨 자격으로 노릇타령을 해대냐 막 해대고 싶다.

각설하고
나는 아들들의 부모들이 당신 아들들을 놓아주시길 바란다.
당신 아들은 당신 게 아니다. 원래도 아니었겠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는 더더욱 아니다. 당신 아들과 당신 아들의 배우자, 당신 며느리가 새로 하나의 독립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놓아주어라. 일방적으로 며느리가 당신 집에 시집가서 당신 식구가 된 게 아니다. 당신 자식이 하나 늘었거니 생각한다고? 것도 고맙지만 그것 말고 그냥 당신 자식을 놓아주라.
아들도 당신의 딸과 마찬가지로 각자의 배우자를 만나 새롭게 가정을 시작하는 출가외인이다. 딸만 출가외인이 아니란 말이다. 제발 아들들을 자유롭게 해주고 며느리들을 병들게 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 왜 이혼사유에 처가와의 갈등은 고순위에 없는데 시댁과의 갈등은 높은 순위에 들어가느냐 말이다. 몇대가 사는 화목한 가정 이따위에는 아주 어쩌다가 가뭄에 콩난듯 딸들의 부모들을 모시고 사는 가족이 나오고 으례히 당연히 아들들이, 실상은 며느리들이 그 시댁 식구들과 사는 모습이 나오냐 말이다. 왜 저거들 둘만 던져놓아도 아둥바둥 어려움 많은 삶 살아갈 자식들에게 갈등의 빌미를 제공하시느냐 말이다.
아들들, 당신들도 당신 아내들은 당신 집에 당신 부모님과 당신 형제들에 편입되어 사는 당신 가족이 아니다. 당신의 가족은 당신과 당신 아내, 그리고당신의 자식으로 다시 재편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 당신의 부모님과 형제, 당신 아내의 부모님과 당신 아내의 형제들을 바라보아라. 당신의 가족틀로 당신 아내를 쏙 빼올 생각만 하지 말고. 여태껏 잘 지내온 당신 가정의 평화를 당신 아내가 깨뜨리려 한다고 생각지 말고.


부모님들아 제발. 아들들을 자유롭게 해주시라. 당신들이 그렇게 해주셔야 한다. 당신 자식들 가정의 갈등의 많은 부분들이 잠잠해질 것이다. 당신들이 아들을 놓아주셔야 아들도 자유롭고 당신의 딸도 자유롭지 않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