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스쿨에 이어 밴드가 다시 한번 동창회라는 모임을 끌어 올리고 있다.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아이들과 그때 자신이 했던일들을 두려워 하지 않고 당당하게 그 모임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나는 존경스럽다.
지금 만나고 있는 친구들중에는 더러 초등학교 동기도 있고 중학교, 대학교, 사회에 나와서 동호회에서 만나는 사람들 여러가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 친구들과는 내가 무엇을 했고 나는 어땠고 그들은 또 어땠는지가 명확하다.
그런데 초등학교 친구들이라니.. 내가 다닐때는 국민학교였고 한반에 60명이 와글 거리는 곳이었다. 그리고 나는 당연히 미숙했고 그 아이들도 미숙했다. 우리는 이러저러한 실수를 했을것이고 서로 다투기도 하고 미워 하기도 하고 친하게 지내기도 했을것이다.
그런데 사실 지금와서는 그다지 기억 나는 것이 없다. 초등학교 동창들이 밴드로 나를 초대하고 6학년때 반장이라고 말을 걸지만 사실 그중에 태반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사람들이 기억하는 나와 지금 나는 무척 많이 다른 사람이고 그때의 추억들은 각자의 기억속에서 오래 오래 숙성되어 각기 다른 스토리로 저장되어 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에게 친구라고 부르고 웃고 술잔을 기울이는 것은 내가 보기엔 무모하기까지해 보인다.
친한 친구녀석 몇명은 벌써 동창회에 푹 빠저 내게 나오라고 하지만 나는 쉽게 나갈수가 없다. 내가 가진 시간과 물질은 지금까지 내가 만나고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고민하며 나눠써야 할만큼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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