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용기 감상기

LG 스탠바이미 사용기

초하류 2022. 3. 6. 12:45

작년 10월 부터 우리집은 티비 대신 옵토마 P1이라는 초단초점 프로젝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놈을 들여 놓을때는 마눌님도 따님도 아주 걱정이 태산이었죠

"저거 티비보다 뭔가 크고 복잡해 보이는데 내가 잘 못쓸꺼 같은데 뭔가 모르겠지만 느낌적인 느낌으로 맘에 안듬~"

"화면 큰거는 좋지만 낮에는 잘 안보일텐데 어쩔TV 난 별로임"

하지만 제가 우기고 설득하고 빌고 어쩌고 저쩌고 해서 기존에 보던 55인치 LCD TV와 작별을 고하고 본격 프로젝터 생활에 돌입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옵토마 P1에 대한 만족도가 너무 높은거에요~ 화면이 큰것도 좋고 3000안시라 왠만하면 낮에도 어지간하면 잘 보이고 결정적으로 싸운드가... 너무 좋음~

그래서 굳이 화면을 보지 않더라도 그냥 주구장창 프로젝터를 틀어 놓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고 불과 4개월만에 사용 시간이 1400 시간에 이르게 됩니다.

이건 뭐 그냥 잠들기 전에는 보던 안보던 프로젝터를 틀어 놨다고 봐야 하는 수준이죠. 레이저 광원으로 2만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지만 이런식이면 ..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P1이 위험하다는 뭔가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스스로에 대한 설득?이 시작된것은 제가 단지 LG 스탠바이미를 보고 그 아름다운 모습과


뭔가 막 힙하고 뱅엔올롭슨스러운 뒷면 패브릭 디자인에 막 반해서 필요도 없는데 지름신이 강림하시고 막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거금을 들여 인테리어한 아파트로 이사가서 그 아파트의 최신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제품이 필요하다는 허세와 허영 뭐 그런것은 절대 아니었던 거시었습니다.

제게는 분명하고도 반드시 확실한 구매 사유가 있었던 거시였습니다.

결정적으로 인테리어때문에 관련 유튜브와 인스타를 섭렵하고 게시던 마눌님도 이미 이 제품의 존재를 알고 게셨고 내심 하나 있으면 아주 편리할것이라는 눈빛? 혹은 인스타 화면 캡처? 등으로 사실상 구매에 대한 윤허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리하야 중고나라 잠복이 시작되었고 마침내 알림이 울렸습니다. 1시간여의 운전을 마다 하지 않고 찾아가 떨리는 마음으로 불량픽셀을 확인하고 스텐바이미를 차에 실어 왔습니다.

집에 가지고 와서 사용해본 스텐바이미는 과연 장점과 단점이 아주 뚜렸한 개성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우선 디자인은 뭐 달리 말할 필요 없이 매끈하고 고급스러웠습니다.

심플함을 살리기 위해 모니터 전면에 못생긴 볼빨간 무표정 LG로고를 흰색으로 바꿔서라도 넣고 싶을법도 한데 과감하게 뺐다는 점.. 혁신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 가장 충실한 점인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놀라웠습니다.

높이 조절과 각도 그리고 스위블이 지원되는 깔끔한 봉과 둥근 바닦으로 구성된 스텐드도 화이트 심플 그 자체 입니다.

하지만 본격 기능으로 들어가면 개선해야할 점이 몇가지 보입니다. 차례로 살펴 보겠습니다.

첫번째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사용자 UI/UX

이 제품은 27인치의 터치를 지원하는 하는데 이 말인즉슨 LG의 WebOS를 터치로 조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WebOS를 터치로 조작하자 몇가지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터치만으로는 시스템을 완벽하게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겁니다.

특히 마눌님과 따님이 가장 많이 보시는 유튜브앱의 경우는 리스트 화면의 스크롤을 터치로 컨트롤 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유튜브 자체앱이 지원을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글쎄요..

단지 유튜브앱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흠.. 이게 최선인가요?



게다가 스위블을 사용해서 모니터를 세로로 하면 유튜브앱은 꺼져 버립니다. 그 수많은 세로직캠과 쇼츠를 잘 볼 수 있는 환경인데도 볼 수가 없는거죠..

물론 이부분은 매뉴얼에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고 브라우저로 유튜브를 접속하면 가능하다지만 브라우저로 접속하면 이번엔 리모컨이 말썽을 부립니다.

개인적으로 LG TV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되는 매직리모컨을 또 지원을 안해 버리거든요. 한마디로 웹페이지에서 마우스를 안쓰고 키보드로만 서핑을 해야 하는 환경인거죠. 그래서 화살표 버튼으로 마우스커서를 조작해야 하는데 본인이 부처나 예수의 경지가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게다가 LG WebOS는 왜 도데체 왜 dsvideo를 지원하지 않는겁니꽈.. 아 놔.. NAS 관리하기 귀찮구만.. dsvideo와 plex 다 관리 하려니 느무 귀찮구만..

요약하자면 이 제품은 기기의 디자인이 보여주는 완결성을 소프트웨어가 미처 따라가지 못해서 사용자 경험에 미흡하고 편리한 매직마우스를 지원하지 않아 불편합니다

두번째 보기 싫은 어댑터와 어중간한 외부단자

스탠바이미는 내장베터리를 지원하지만 3시간 정도 사용하면 끝이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 전원을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게 커다란 어댑터가 달린 전원선이라 불편 합니다.

다섯개의 바퀴를 숨기고 있다는 둥근 스텐드 지지대에 어덥터를 내장하고 선풍기나 청소기 마냥 본체 안으로 돌돌 말려 들어가는 전원으로 만들 수는 없었을까요?

더 근본적으로는 작지 않은 본체와 스텐드의 곳곳을 베터리로 체워서 한 15시간 정도 베터리 사용시간을 확보해 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현업 갑님들같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후면의 예쁜 페브릭 디자인을 해칠세라 고무마게로 덥혀 있는 hdmi단자와 usb단자도 조금은 불만이었습니다.

이왕이면 외부 기기를 연결할 수 있도록 전원 공급용 USB 전원을 하나 준비해 줬더라면 LG의 구린 UI를 탈출해서 구글TV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요약하자면 베터리 타임 길이가 생각보다 짧고 어댑터 달린 전원이 불편합니다.

세번째 무겁고 2% 부족한 바퀴

이 제품은 이름의 의미처럼 어디든 가지고 다니면서 내 곁에 세워둘 수 있다는 컨셉인데요.. 제품의 안정성을 위해서인지 무게가 17.5kg으로 상당히 무겁습니다.

게다가 들어 올리려고 하면 모니터가 이리 저리 돌아가기 때문에 밀어서 이동하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옮기기가 상당히 불편합니다.


꼭 밀어서만 옮겨야 한다는거죠


스텐드에 설치된 5개의 바퀴로 나름 조용하고 방향도 마음대로 잘 바꾸면서 끌고 갈 수 있지만 바퀴가 단단한 스타일이어서 강화마루로 된 아파트에서 끌고 다니기에는 조금 뭔가 아래층분이 민감하신 분이라면 막 인터폰을 누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듭니다.

이케아에서 산 3만원짜리 트롤리는 훨씬 많은 짐을 싣고도 정말 조금의 소리나 진동도 나지 않고 미끌어지듯 움직이는데 스탠바이미를 옮기려면 특히 저녁 시간이면 뭔가 기기를 위로 들어 올리는 느낌으로 살금 살금 이동 시키게 됩니다.

바퀴가 좀 더 크고 부드러우면 제가 미처 모르는 다른 문제가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보다는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위치를 이동 시킬 수 있을것 같흡니다.


조금 아쉬운 모니터 해상도와 CPU, 스탠드 조작성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LG 27인치 모니터도 FHD인데 큰 불편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스탠바이미로 영상을 볼때 왜 문득 문득 해상도가 낮은것 같다는 느낌이 들까요?


어쩌면 1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때문일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요즘 TV를 100만대로 산다면 대부분 4K를 지원하니까요


그리고 동영상의 경우 4K는 재생이 되질 않더라구요 아마 LG의 WebOS 최적화가 부족하거나 아니면 CPU가 조금 박하게 들어간거 같습니다. 이건 터치로 완전히 컨트롤 되는 넷플릭스 앱을 쓰다 보면 조금 버벅거리는 느낌이 드는 것과 같은 이유인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텐드의 각도 조절과 스위블 조절은 뭔가 기대했던것 만큼 스무스한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나쁘지는 않는데 뭔가 생긴거는 으마으마하게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될것 같은 느낌인데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랄까요..

특히 세로로 전환할때는 마치 각기춤을 추는 댄서처럼 각을 잡고 움직입니다 ㅋ

단점만 구구절절히 적었지만 스탠바이미는 한달여 동안 우리 가족 모두가 사랑하는 기기로 자리 잡았습니다.

밥 먹을때 식탁 근처로 가져 와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면서 밥을 먹기도 하구요 사운드도 왠만한 블루투스 스피커 정도는 되기 때문에 집안일 하는 마눌님이 이방 저방 끌고 다니면서 음악을 틀어서 화이트노이즈를 만들기도 합니다.

애플의 Airplay와 안드로이드의 미러링을 지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화면을 간단하게 큰 화면에서 보기에도 편리합니다.

Airplay에서는 화면 터치가 지원되지 않지만 안드로이드 미러링에서는 안드로이드 화면이 스텐바이미 화면의 터치로도 조작이 가능하다라구요..

물론 스마트폰의 동영상이나 음악을 공유해서 볼 수도 있구요

공유하는 과정도 크롬케스트나 애플티비와 똑같아서 사용도 편리 합니다

이렇게 하니까 정말 커다란 테블릿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게다가 프로젝터를 쓰면서 느낀건데 100인치 넘는 큰 화면으로 보기에는 부담스러운 컨텐츠들도 꽤 있더라구요.. 그런 컨텐츠는 스탠바이미 27인치 화면이 딱 맞았습니다.

사운드도 나쁜편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유튜브로 마눌님과 따님이 사랑해 마지 않는 BTS를 들을때는 조금 미진하게들 느끼셔서 보스 사운드 미니를 페어링 시켜 드렸더니 아주 간편하게 페어링이 되어서 가끔 놀러 갈때나 꺼내 쓰던 보스가 요즘 본의 아니게 혹사를 당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LG의 스탠바이미는 앞서 설명드린 몇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WAVVE 와 TVing 등 OTT 서비스들로 더 이상 공중파를 위해 셋탑이나 TV안테나가 필요 없는 요즘 미디어 환경에도 잘 맞고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가전기기의 디자인에 대한 요구가 예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높아진 요즘의 트렌드에 잘 맞는 제품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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