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262

교수님과 선생님

대학교 1학년 전공수업 시간에 동기 녀석 하나가 교수님이라고 불렀다가 혼쭐이 났습니다. 가르치는 사람을 선생님이라고 불러야지 교수라는 직업을 부르면 예의가 아니라는 이유였죠 중고등학교때 교사님이라고 불렀냐며 무척이나 혼이 났습니다. 그리고 교양으로 듣는 체육과 생활 시간에(교재만 구입 하면 A라고 소문이 자자한 수업이었습니다.) 여쭤 볼것이 있어서 선생님이라고 부르자 다수를 차지 하던 채대 학생들과 그 선생님이 뻥한 얼굴로 저를 처다 보았습니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죠 그리고 저는 체육과 생활 수강생중 책을 샀지만 A를 받지 못한 몇 안돼는 수강생이 되었습니다. 업무상 어쩌다 가끔 교수님을 만날때가 있는데 그럴때 마다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교수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아직도 망설여 지곤 합..

초하류's Story 2006.07.25

피 나누기

초하류는 조금 특이한 혈액형 덕에 가끔 헌혈을 부탁 하는 전화를 받는다. 더 가끔은 네거티브 클럽 헌혈요청 게시판의 게시물을 읽고 헌혈을 하기도 한다. 지금보다 나이가 어릴때는 아무 생각없이 헌혈을 했었다. 잠깐 누워서 피를 뽑고는 공짜로 마시는 콜라와 맛없는 과자 그리고 몇가지 조잡한 증정품 사이에서 잠깐 헷갈리다 나오면 그뿐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헌혈에 대해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어쨌든 피를 뽑아 낼 수 있을 만큼 굵은 파이프를 왼손이든 오른손이든 늘 비슷한 위치의 혈관에 상처를 내면서 한참을 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귀여운 표정으로 방긋 웃으며 헌혈을 종용하는 캐릭터의 표정 보다는 훨씬 심각한 일이 아닐까? 거기다 전혈의 경우와는 틀리게 혈소판 헌혈이라도 할라치면 뽑아낸 피를 분리하고 나머지를 ..

초하류's Story 2006.07.25

내 여름방학 기억

대구에서 자랐지만 대부분의 방학은 고령과 성주에 있는 이모집과 외가집에서 보낸 나는 반은 촌놈이다. 방학이 되면 으레 형들이 일주일 정도 대구로 놀러를 왔다. 그러면 어린이대공원이다 달성공원이다 같이 놀러 다니다 형들을 따라 시골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방학이 끝날때까지 올라오지 않고 신나게 놀았다. 비닐봉지를 가지고 파리나 잡으러 다니던 내게 곤충도감에서나 보던 사슴벌레 쇠똥벌레 하늘소 매미 잠자리가 지천에 널려 있고 물길 돌려서 바가지로 퍼내면 세숫대야로 하나씩 잡는 물고기며 산딸기에 새밥을 따먹으면서 냇가에서 텀벙거리며 놀 수 있는 시골은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형들이랑 아침 나절 뚝딱 뚝딱 대충 만든 허술한 낚시대를 들고도 해거름이면 피리며 빠각사리며 쏘가리를 한주전자 잡아서 호박잎 대충 뜯어 넣고 ..

초하류's Story 2006.07.13

사과의 썩은 부위를 도려 내듯이

가끔 내려가는 고향 대구에서 가장 곤역스러운 일은 택시를 타는 일이다. 그저 무뚝뚝하게 목적지에서 목적지를 달려 주는 기사분은 그야말로 감사한 존재들이다. 이것 저것 이야기를 줏어 섬기다 결국은 정치로 이야기가 옮아 가고 지역을 들먹이고 자신들의 불이익을 늘어 놓는 그들과 거기에 맞장구 치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사과의 썩은 부위를 도려 내듯이 대한민국에서 대구를 싹뚝 도려 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초하류's Story 2006.07.10

바퀴를 굴리다.

얼마전 인라인을 구입했다. 벌써 부터 사고 싶었는데 가격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위험하다고 와이프가 말리는 통에 차일 피일 미루다 회사에서 이벤트차 싸게 옥션을 진행하는 틈을 이용해서 하나 구입했다. 이제 한 8번정도 탔나? 처음엔 꼭 죄는 버클탓에 발목이 아프기도 하고 비틀거리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는데 이젠 어느정도 꼴사납지 않고 트랙에서 민패안끼칠 정도로 익숙해졌다. 서른이 넘고 나면 뭔가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할 기회가 자꾸만 사라진다. 이제껏 할줄 아는 것들만 하기에도 시간들이 부족하기도 하고 이 나이 먹고 버버거리는 꼴을 남들에게 보인다는게 멋적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뭔가 익숙하지 않은 것을 한다는 것은 은근한 재미가 있다. 당구를 첨 첬을때 천장이 당구다이로(여기서 당구대 이런 말쑥한 표현을 ..

초하류's Story 2006.06.23

중산층 자동차 그랜저

나는 몰랐지.. 대구 사시는 우리 아버지는 당신이 우리나라 중산층이라 평생을 믿고 사셨는데 중산층이 될려면 그랜저 정도는 타줘야 된데.. 그랜저라.. 잘나가는 어떤 동네에서는 중산층이 그랜저를 타는지 몰라도 내 주변에 그랜저 타는 사람 몇명 없더라.. 보자 누가 있나.. 친척중에 젤 잘나가는 안경테 공장 사장님 H 5촌 아제가 그렌저를 타고 지금 다니는 회사 사징님 그리고? .. 없는데.. 그래 나는 중산층이 아니었던거샤.. 완전 우익 어떤나라당이나 조금 우익 열린너거당이 그렇게 챙겨 주겠다는 중산층이 아니었던가샤.. 중산층은 중산층 챙겨 준다는 당 찍고 노동자는 노동자 챙겨 준다는 당 찍고 그런거지 뭐.. 그래서 어디 찍을 꺼냐고? 그딴거 묻지마 선거법인지 뭔지 위반하고 싶지 않은 소심한 A형 초하류니..

초하류's Story 2006.05.31

거의 두달여의 방황 그리고 필터 두장

갑자기 든 렌즈 뽐뿌에 18-55와 28-105를 교환 하고 다시 집사람에게 10만원을 빌리는 무리수까지 둬가며 40mm Limited를 구입했다가 처음으로 되돌아 왔다. 40mm를 팔고 18-55를 재구매했다. 이젠 정말 맘 잡고 장터 그만 들락 거리고 그냥 50mm와 18-55로 차분히 사진 찍는 모드로 들어 가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방황의 끝에는 항상 수확이 있는 법 판 가격에 그대로 되 샀건만 CPL필터와 ND8필터가 덤으로 따라 왔다. ㅎㅎ 우울해 지기만 하던 기분이 살짝 업 되는듯..

초하류's Story 200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