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자랐지만 대부분의 방학은 고령과 성주에 있는 이모집과 외가집에서 보낸 나는 반은 촌놈이다. 방학이 되면 으레 형들이 일주일 정도 대구로 놀러를 왔다. 그러면 어린이대공원이다 달성공원이다 같이 놀러 다니다 형들을 따라 시골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방학이 끝날때까지 올라오지 않고 신나게 놀았다. 비닐봉지를 가지고 파리나 잡으러 다니던 내게 곤충도감에서나 보던 사슴벌레 쇠똥벌레 하늘소 매미 잠자리가 지천에 널려 있고 물길 돌려서 바가지로 퍼내면 세숫대야로 하나씩 잡는 물고기며 산딸기에 새밥을 따먹으면서 냇가에서 텀벙거리며 놀 수 있는 시골은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형들이랑 아침 나절 뚝딱 뚝딱 대충 만든 허술한 낚시대를 들고도 해거름이면 피리며 빠각사리며 쏘가리를 한주전자 잡아서 호박잎 대충 뜯어 넣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