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262

내 자전거 안장을 뽑아간 천인공노할 놈 잊지 않겠다.

내겐 자전거가 있다. 누구처럼 고급 부품으로 조립해서 몇백만원을 호가 하는 고급 자전거도 아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삼각형이라는 스트라이더 같이 특이한 자전거도 아닌 그냥 자전거, 자전거를 파는 곳이라면 어느곳에나 있는유사 MTB 자전거다.(우리 동내 자전거포에서는 5만원에 팔리고 있다) 돈주고 산것은 아니고 이사가는 회사 상사분이 가지고 가기 귀찮다며 내게 주고 가버린 그야말로 허접한 자전거란 말이지 그런데.. 나름대로 유용하게 잘 타고 있던 이 자전거를, 경비 아저씨의 지침에 따라 동 호수 라벨까지 적어 아파트 자전거 주차장 중에서도 지붕이 있는 명당에 고이 세워 두었던 이 자전거를 어느 천인 공노할 놈이 안장만 쏙 뽑아 가버린 것이다. 인라인을 타려고 인라인 가방을 메고 룰루 랄라 아파트를 내려..

초하류's Story 2006.10.17

IT SI업체의 악순환

L모 전자에서 잔뼈가 굵으신 김모 이사님은 요즘 우리 회사 구축팀에게 엄청난 불신감을 가지고 게신다. 도데체 보고되는 일정이 정확하게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 주된 요지이다. PM롤로 일하고 있는 나도 사실 그점이 무척이나 힘들다. PM도 일정 안에서 움직여야 하니 지켜지지 않는 일정들이 늘어날수록 고객들에게 할말도 하지 못하게 되고 자꾸만 저자세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IT 프로젝트에서 정해진 일정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알고 있는 나로서는 김이사님처럼 무작정 구축팀을 욕하고만 있기도 어렵다. IT 프로젝트는 일정을 맞추기가 왜 어려울까.. 우선은 일정 자체가 맞출수 없는 일정일 경우가 태반이다. 일의 양과 난이도로 일정을 짜맞추는것이 아니라 정해진 데드라인에서 뒤로부터 맞춰서 만든..

초하류's Story 2006.09.23

Xbox 이야기

얼마전에 Xbox가 생겼다 그것도 공짜로 어찌 어찌 하다 생긴 이 Xbox에서 돌려본 게임은 딱 두가지 헤일로2와 데드오어얼라이브3 일단 헤일로2는 더빙까지 완료된 완벽한 한글화와 둠과는 비교도 안돼는 그래픽 퀄리티로 감탄을 자아 냈지만 막상 미션으로 돌입하자 길치에겐 역시나 좌절만 안겨 주고 말았다. 같은 스테이지를 뺑뺑 돌기만 할뿐 길을 찾을 수가 없을때의 그 좌절감이라니.. 둠때는 그나마 혼자 좌절 하고 말았지만 이놈에 헤일로2는 여기 저기 마주치는 인공지능 아군들이 하도 갈구고 시시 때때로 사령실에서도 갈구는 통에 스트레스만 받고 적응이 영 되질 않았다. 데드오어얼라이브는 내가 좋아라 하는 대전격투 게임이지만 철권에 비해서는 역시나 타격감이 뭔가 2% 모자란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눈돌아 ..

초하류's Story 2006.09.08

완료보고서

프로젝트가 하나 끝나면 몇권으로 바인딩된 완료보고서가 제출된다. 도저히 들처볼 엄두가 나지 않도록 있는 내용 없는 내용으로 장수를 불려 놓은 완료보고서 첫장에 Project Manager 란에서 자신의 이름을 본다는것은 의외로 그다지 유쾌한 느낌이 아니다. 이 무쓸모한 종이 낭비를 얼마나 더 해야 하는걸까 라는 회의의 바다에서 허우적 거릴 시간은 없다 어쨌든 제출되어야 하고 통과 되어야 하고 그래야 잔금이 들어오고 내 월급도 들어 온다.

초하류's Story 2006.09.07

내가 좋아 한 대중음악인들

국민학교 6학년때 첨 좋아 하게 된 대중가수 이선희, 중학교때 듣기 시작한 심야라디오 프로에서 흘러나온 내 마음에 보석상자를 부른 해바라기 그리고 꿈에의 조덕배 짝꿍이 춤추던 무대에서 비와 그녀의 이야기를 불러줘서 내게 쇼크를 먹인, 부활 임재범의 박력만점 보컬에 뽕 갔던 시나위, 멋진 무대매너의 H2O, 어라 이런 샤우팅이 가능하단 말야? 티비에서 도포에 갓 쓰고 헤드뱅잉 할때는 좀 깼지만 나름 느낌있었던 백두산 처음으로 찾아간 라이브공연에서 혼을 빼 놓는 멋진 공연을 보여준 들국화, 역시나 이뻐야 한다며 첨 샀던 LP판 이지연 라디오에서 첨 듣고 Livinig In a Player의 도입부가 왜 그렇게 웃기던지 한참을 웃었지만 사랑할수 밖에 없었던 본조비 친구가 귀에 쑤셔 막아준 이어폰 넘어로 들려오..

초하류's Story 2006.09.01

고해

제가 다니는 회사에 풍류를 좋아 하시는 K이사님이 게십니다. 요즘말로 무지 동안에 띠동갑 아래쪽 신입직원들과도 잘 맞춰 주시는 멋진 분이죠 근데 K이사님과 노래방만 가면 꼭 불러야 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임재범의 '고해' 예전엔 그냥 작업용 넘버였는데 나이들고 회사 사람들이랑 가서 부르기엔 너무 끈적하고 느끼한 곡이라 잊어 버렸던것을 어찌 어찌 하다 한번 부른걸 K이사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저만 보시면 야 고해 들으러 한번 가자 그러시고 직원 야유회 가서도 신입 직원들 신나는 댄스타임 노래방에서 갑자기 다 취소하고 고해를 누르는 만행을 저지르는 지경에 까지 이르시게 돼셨죠 제가 부른 노래가 맘에 든다니 저도 기분은 좋지만 아시다시피 고해란 노래가 그리 만만한편이 아니라 컨디션 좋은날에도 ..

초하류's Story 2006.08.31

승용차 이야기

나는 승용차가 없다 잠깐 아반떼를 가지고 있었던 적은 있지만 어쨌든 지금은 없다. 내가 사는 강북의 서민아파트에는 차를 주차할 공간이 부족하다. 에당초 주차장은 두집에 한대꼴로 밖에 준비 되어 있지 않은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차를 한대 이상씩 가지고 있다. 전세 6000만원 짜리 아파트에 5000만원에 육박하는 푸조 307CC가 보이기도 한다. 전부 차를 가지려고 하고 실제로 무리를 해서라도 전부 차를 가진다. 물론 나도 차를 가지고 싶을때가 있다. 주로 주말을 이용해서 시외로 놀러 나가려고 할때가 그렇다. 그외에는 서울 시내에서 운전을 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쩌자고 저렇게 다들 차를 사서 몰고 다니는 걸까. 저 사람들은 이런 교통체증 정도는 너끈히 참아낼 만큼 마음에 여유가 넘..

초하류's Story 2006.08.28

군대 이야기

나는 여단 무전병이었다. 여단 무전병중에서도 1호차 무전병 즉 여단장무전병이었다. 훈련중에는 항상 여단장과 같이 다녔다. 호로 벗긴 집차 뒷좌석 여단장은 히터가 세어 나가지 않도록 특별히 만든 덥개로 아랫쪽을 덥고 있었지만 나는 새벽 기동에 귀가 떨어져 나갈것 같고 온몸은 얼어 붙고 있었다. 그렇게 깜깜한 새벽 산길을 두돈반을 따라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두돈반이 흔들 흔들 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길을 벗어나 나무를 들이 받았고 짐칸에서 오들 오들 떨고 있던 사병들은 비탈 아래쪽으로 굴러 내려갔다. 순식간에 벌어진 위기 상황 나도 1호차 운전병도 어쩔줄을 몰라 하고 있었지만 여단장은 역시 달랐다. 차를 세우고 사고 현장으로 뛰어 내려간 여단장은 큰소리로 외쳤다. "기상~~" 웃기는건 머리에서 피..

초하류's Story 2006.08.28

신천 할매 떡뽁이와 크리스피 도너츠

빨간 양념으로 범벅이된 떡뽁이를 하나 베어 물자 머릿속이 하에지고 누군가 망치로 뒤통수를 후려 갈기는 느낌이 들었다. 이걸 왜 사람들은 돈을 주고 사 먹는 것일까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을 힐끔 봤지만 그렇게 괴로운 표정을 짖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내 혀가 지나치게 민감한걸까? 신천 할매 떡뽁이는 대구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정도로 유명한 떡뽁이다. 이 떡뽁이는 정말 딱 한가지 목적으로 만들어 지고 있는데 그것은 완전한 매운맛이다. 매운맛의 결정체, 매운맛 그 자체, 대구 음식이 원래 맵고 짜다지만 신천 할매 떡뽁이는 이미 그런 경지를 훌쩍 넘는 사차원의 매운맛을 구현해 내고 있었다. 매운 음식을 좋아 하는 집사람과 사귈 무렵 마뜩지 않게 끌려가서 한접시 먹어본 신천 할매 떡뽁이는 쿨피스의 껄쭉하게 ..

초하류's Story 2006.08.18

난 그동안 잘 살아 온걸까?

온 국민이 싸이를 한다 60을 바라 보시는 어머니도 싸이를 하신다. 물론 나도 싸이를 한다. 열성적으로 꾸미거나 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싸이를 한다. 이제 싸이는 마치 핸드폰 같아서 서로의 안부와 연락을 위한 특별한 창구가 되어 버렸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런데 싸이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은.. 나를 일부러 찾아서 오는 사람은 없더라는 것이다.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나이와 성명을 알면 누구나 내 검색을 통해서 내 싸이를 찾을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내 싸이를 찾아 온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더러 다른 싸이에는 예전 친구들이 검색으로 찾아와서 인사 하고 선 후배들끼리 찾아 와서 안부를 묻는 경우도 있건만 내 싸이에서 그런일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전혀 일어 나지 않고 있는 일이다. 어째서 그런걸까.. 내가..

초하류's Story 200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