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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결혼한지 8년만에 아이 가진 이야기 - 7

7. 그남자 그여자의 사정(2011.09.05 01:00) 산모 대기실은 한마디로 썰렁했습니다. 넓은 방에 침대가 몇개 놓여 있었고 그날 따라 한산해서 그런 건지 마눌님만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가타 부타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가 없어서 다른 간호사와 이야기중인 간호사를 불러 물어 보았습니다. "저 간호사님 우리 여기 언제까지 있는 건가요?" "여기 있다가 산통 오구 출산 시작 되려고 하면 저쪽에 출산실로 이동 하실 거에요 그 동안 여기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내 질문은 절실했지만 돌아 오는 대답은 영혼 없는 사무적인 대답 이었습니다. 당직인듯한 간호사들은 아까부터 슬리퍼를 딱딱 소리 나게 끌고 다니며 어제 본 드라마며 연애가십 등등 시시껄렁한 이야기나 하고 있는 폼이 저 사람들이 정말 그 힘들다는 출산을 ..

창작극장 2018.03.14

흔한 결혼한지 8년만에 아이 가진 이야기 - 6

6. 꽃다발은 뒤에 감추고 12월 31일 마눌님과 저는 집에서 매년 그랬던 것 처럼 송구영신 예배를 마치고 조촐하게 파티를 했습니다. 파티래 봤자 마눌님이 좋아하는 초코케익 그리고 요즘 들어 마눌님이 꽂히신 소다수 정도였지만 벌써 3년째 쓰고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등은 흰색칠을 한 장식 나무 위에서 분위기 있게 깜빡 거리고 있었고 티브이에서는 와글 와글 모인 사람들이 종로에서 새해가 왔음을 알리는 보신각종의 타종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댕~~~ 댕~~ 종소리와 함께 2010년이 지나가고 2011년이 왔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아직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습니다. 멍하니 티비를 보고 있다가 마눌님의 갑작스런 옆구리 찌르기 스킬에 먹던 케익이 떨어질 뻔한 것만 뺀다면요 "왜 그러세요 한살 더 먹었는데..

창작극장 2018.03.14

흔한 결혼한지 8년만에 아이 가진 이야기 - 5

5.준비됐나요?(2011.09.04 23:30) "아휴 머리야"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산부인과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린 마눌님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습니다. 산기가 있는 것 같아서 병원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택시기사 아저씨가 풍을 섞어서 늘어 놓은 여러 가지 자신이 겪은 산모들의 에피소드들로 신경이 예민해졌기 때문인가 봅니다. 병원에 도착하자 시간은 11시 30분 접수를 하고 마눌님이 진찰실에 들어 갔다 오더니 양쪽 팔로 엑스 표시를 해 보였습니다. "왜? 뭐래?" "아직 좀 더 있다가 오래" "왜? 얼마나 더 있어야 된데?" "내일 월요일인데 자기도 없이 나 혼자 있는데 갑자기 산통이 오면 어떡해, 내일 휴가 내면 안돼?" "이거 곧 아기 엄마 될 사람이 아기처럼 칭얼거리고 있으면 어떡해.. 일단 사무..

창작극장 2018.03.14

흔한 결혼한지 8년만에 아이 가진 이야기 - 4

4. 전화는 위복된다. "난~~ 몰라~ 이게 뭐~야~~" 대표님께서 주신 팩을 한 마눌님은 다음날 울상이 되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피부가 민감한 편인 마눌님의 얼굴이 벌겋게 성이 나 있었습니다. 볼 쪽은 우둘 두들 뭔가가 나고 얼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진단을 위해 병원에 갔더니 의사선생님께서는 팩을 의심 하시면서 상태가 매우 안 좋다며 스테로이드 처방을 주시고는 말씀 하셨습니다. "제가 보기엔 그 팩에 뭔가 환자분과 맞지 않는 성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피부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스테로이드를 처방했고요 혹시 임신 계획이 있으시면 치료가 끝날 때 까지는 중지 하셔야 할 거 같네요" 복잡한 머릿속을 추수 리며 병원을 나서려고 하는데 갑자기 쫙 하고 등 짝에 소리가 났습니다. "아야 ~" 라고 소리를 ..

창작극장 2018.03.14

흔한 결혼한지 8년만에 아이 가진 이야기 - 3

3. 너에 진통이 느껴져(2011.09.04 21:00) 택시 안에서도 마눌님은 핸드폰에 문자로 진통 시간을 계속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띵똥, 띵똥~~ 덩달아 제 스마트폰도 진통 시간 메세지가 알람으로 계속 울려댔습니다. "자기야 그거 소리 좀 꺼.." "알았어.." 소리를 끄자 이번엔 스마트폰 진동이 드륵 드륵 울립니다. 마눌님이 아프기 시작할때 아픈게 끝났을때 스마트폰도 같이 진동을 울립니다. 제 오른손을 쥔 마눌님의 손이 움찔 하고 나면 잠시후에 스마트폰도 같이 우웅 울리기를 얼마나 했을까 차는 어느세 아파트 근처에 도착했습니다. "날씨도 선선하니 출산하기 딱 좋은 날씨에요. 요즘 스마트폰으로 별게 다 된다더니 애기 태어나는 것도 뭔가 신호를 주는 모양이죠? 순산하세요~" 택시 기사님이 덕담을 뒤로..

창작극장 2018.03.14

흔한 결혼한지 8년만에 아이 가진 이야기 - 2

2. 선물(준 것과 받은 것) 결혼하고 8년째였지만 우리 부부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처음 4년간은 주말부부여서 피임을 했지만 주말부부를 그만두고는 딱히 피임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아이가 생기질 않더군요. 한의사이신 외삼촌은 어머니 닦달에 아이 서는데 좋다는 약을 지어 주시면서 특유의 걸걸 한 목소리로 말씀 하셨습니다. "너거뜰 혹시 피임하나?" "아뇨 .. --;;" "그라마 너거들 전에 피임 했었나?" "주말 부부일 때는.. --;;" "너거들 피임 그기 그냥 하는 거 같은데 조심해야 된데이.. 몸이 피임에 적응을 하거든.. " "네 잘 알겠습니다.~ --;;"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뭐 그런 소리를 하시나 했었는데 결혼 한지 8년째가 되니까 저도 좀 걱정이 되더군요. 어른들의 닦달이야 그렇다 치..

창작극장 2018.03.14

흔한 결혼한지 8년만에 아이 가진 이야기 - 1

1. 예측은 했지만 알 수 없었던 그날(2011.09.04 17:00) 9월, 달력은 가을이지만 아직은 여름이 많이 남아 있는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출산 예정일이 이틀 지난 마눌님은 뭔가 운동을 해야 한다며 잘 굽혀 지지도 않는 허리를 숙이고 거실을 닦는다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습니다. "자기야 그러지 말고 우리 한강에나 갈까?" 배가 불러오면서 몸이 무거워져 답답하다며 자주 놀러 간 한강. 그늘막을 둘러 매고 도착해보니 한낮의 쨍 한 기운은 좀 가셨지만 여전히 햇볕이 따가웠습니다. 여기 저기 돗자리를 펴고 그늘막을 치고 앉아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연인들 가족들 가운데를 비집고 들어가 그늘막을 쳤습니다. "자가야 조이한테 나중에 보여주게 동영상 하나 찍을까?" "시~~~로" 하지만 여자의 싫어..

창작극장 2018.03.14

단 한번도 고개 숙이지 않은 권력 언론

날이 밝으면 16개에서 부터 22개까지 언론마다 카운트가 다를만큼 복잡하고 다양한 죄명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 한다. 개인적인 비리인 다스, 믿기 힘든 국정원 특별활동비의 착복, 그리고 다양한 뇌물, 4대강, 자원외교 등 죄질도 일국의 대통령이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고 다양하다. 대선후보때 부터 당시 자당 후보였던 박근혜후보가 제시했던 BBK와 다스에 대한 의혹에 대해 언론은 침묵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쥐꼬리만한 흠결을 몇배로 뻥튀겨서 진보, 보수 할것 없는 모든 언론들이 공격했다. 이제 하늘의 나는 새도 떨어 트린다는 그 이명박 전 대통령도 검찰의 포토라인에 선다. 그리고 지은 죄에 대해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묻고 싶다. 그당시 이명박 전대통령의..

주장하다 2018.03.14

나는 PM(Project Manager)이다 - 8. 시작은 시작이지 반이 아니다.

나는 어릴 적에 차를 타면 늘 멀미를 했다. 머리가 아프다가 속이 메스꺼워지면서 구토를 하고 두통과 함께 몸에 힘이 빠지면서 축 늘어졌다. 그래서 차를 타는 것 자체가 두려웠었다. 도대체 왜 멀쩡했던 컨디션이 차만 타면 멀미로 엉망이 되는걸까 궁금했지만 아무도 알려 주지 않았다. 그런데 친구 한 녀석이 멀미는 냄새 때문에 난다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말인 즉슨 자기도 버스를 타고 다닐 때는 멀미가 났었는데 아버지가 자가용을 사고 나서는 멀미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차이가 뭘까 생각해 봤더니 아빠 차에서는 버스에서 나던 기름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동네에서 자가용을 가진 집은 그 친구가 유일했기 때문에 옳다 그르다를 논하기 보다는 자가용 있는 친구 녀석이 부러웠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

나는 PM(Project Manager)이다 - 7. Show time

흔히 티비 드라마나 영화에서 법정영화를 보면 변호사와 검사가 주고 받는 멋진 공방 극적인 증거나 증인의 등장 그리고 불리하게 진행 되던 재판이 뒤집어 지면서 끝나는 장면을 보곤 한다. 하지만 실제 재판 현장을 가보면 드라마나 영화의 화면들이 얼마나 과장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건에서 변호사의 변론도 검사의 기소도 판사의 구형도 드라마틱한 구석이라고는 1도 없는 사무적이고 건조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진다. 제안발표도 마찬가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끔 등장하는 멋진 효과가 가득한 제안발표자료와 배우 뺨치는 격정적인 프리젠테이션은 내 경험상은 없다. 20분 남짓 되는 시간에 자신이 준비한 내용을 알아 듣기 쉽게 자신감 있는 어조로 전달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제안발표 별 것 아닌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