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그 영원과 찰나 사이

문신은 이율배반적이다.

인간의 몸을 대상으로 만들어 지는 그림인 문신은 진피 아래에 까지 잉크가 침투 하기 때문에 한번 시술하면 여간해서는 지우기 힘들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간혹 서로의 이니셜을 문신으로 세기는것도 볼 수 있는데 사랑의 서약으로 사용될만큼 문신은 영구적인 표식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또 문신만큼 생명력이 짧은 그림이 어디 있겠는가

그 사람이 죽어 없어 지면 그 문신도 따라서 사라진다.

영원하지만 영원하지 않은 이율배반

문신을 만드는 아티스트에게는 너무 짧은 지속성의 안타까움으로

문신을 세기는 본인은 영원히 남을 자신의 일부로

그렇게 문신은 매혹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문신은 불법이다.

국내에서 문신은 의사가 아니면 시술할 수 없는 의료행위로 규정되어 있어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와 의료법 제25조에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법조항에 의해 의료면허가 없는 문신시술자들은 모두 불법으로 간주 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예술의 한 표현 방법으로 인정 받고 있는 문신에 대한 우리의 시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문신을 싫어 하는 사람도 무척 많다. 하지만 문제는 문신이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한 문신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문신 작업을 하는 타투니스트들도 그들의 의견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당장 문신이 국소마취와 피부에 염료를 착색하는 행위이므로 의료행위로 분류되어 있다는 법조항도 석연찮아 보인다.

법은 우리를 구속하기 위해 작용하기 보다 우리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작용해야 하는것 아닌가

아무리 소수의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자신의 눈에 거슬린다고 할지라도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평범한 격언처럼 만인의 권리와 자유를 지키는쪽으로 움직여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