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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날밤

명절 전날은 언제나 그렇듯 술과 함께다. 처와 나 그리고 남동생은 해가 저물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슬그머니 옷을 차려 입고 어머니에게 잠시 나갔다 오겠다는 말을 뒤로 한체 동내를 나섰다. 어쩌다 오늘의 안주로 정해진 횟집을 찾기 위해 1시간여를 헤매다 찾아 들어간 동내 앞 헐 직한 횟집은 훤칠한 청년의 첫 번째 환대와는 다르게 찌개다시를 하나 추가할 때마다 몇 번이나 여기요를 외치는 수고를 들여야 했다. 하지만 셋이서 충분히 먹을만한 우럭 한 접시가 2만원이라니 뭐 그럭저럭 재치 있는 가격 아니겠는가 몸에 좋은 백세주를 차마 원액으로는 마실 수 없어 이슬로 브랜딩해서 만든 오십세주를 마셔대기 시작했다. 알콜에 젖어서 와이프에게서 형수라는 타이틀이 떨어져 나갔고 동생에게는 시동생이란 타이틀이 떨어져 나갔다..

낙서장 2005.09.20

맥아더 동상 누구 맘대로 부수나?

보수고 진보고 우익이고 좌익이고 간에.. 누구 맘대로 동상을 부수려고 그러나? 맥아더가 잘했건 못했건 니 맘에 들건 내 맘에 안 들건 그걸 왜 맘대로 가서 그렇게 부수려고 그러지? 그렇게 해서 당신들이 맥아더 동상을 부수고 나면 반대쪽에서 당신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부술 때 도대체 무슨 말과 논리로 그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당신들 무슨 초딩 이야? 그건 이게 아냐 그건 이게 아니니까 보기 싫어 그래서 내 맘대로 부셔야겠어 라니.. 웃기잖아 너무 유치하잖아 뭐야 이게 쪽 팔리게 맥아더가 그렇게 잘못한 게 많아서 거기 그 사람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게 싫다면 사람들에게 말을 해야지 알려야지 맥아더가 이렇게 잘못됐다 이러 이러한 잘못이 있다. 맥아더의 동상이 거기 서있는 것은 이러 저러한 ..

낙서장 2005.09.20

귀향전쟁 사언절구

한가위라 추석인데 귀향차편 못구하여 모든업무 뒤로하고 리플레쉬 열중할때 철도예매 사이트는 걸핏하면 다운되고 가뜩이나 느린회선 오늘따라 더느려서 천우신조 잡은기회 날린것이 몇번인고 답답하고 안타까워 이내간장 다녹일제 옥션한번 뒤저보니 매물올라 와있는데 천원경매 걸어놓고 전화하니 십이만원 니보기가 역겨워서 예매성공 하고파도 시간점점 지날수록 초조함만 더해가네

낙서장 2005.09.16

짝짓기 프로그램들의 사랑 大 바겐세일

"정말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멋진 외모의 두 남자가 아름다운 한 여성 앞에서 비장한 얼굴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그것도 매주 다른 여자 앞에서 그리고는 사랑을 차지 하기 위해서 춤과 노래를 선보이고 우스꽝스러운 탈을 뒤집어 쓰고 결투를 벌이고 코끼리 코로 열 번을 맴돌고는 비틀거리며 외 나무 다리를 건넌다. 매주 토요일 각 방송사들은 이렇게 사랑을 판다. 너무 새빨개서 오히려 헷갈리는 거짓말로 예쁘게 포장된 사랑은 유사이래 가장 큰 정체성의 혼란에 빠진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다. 진행중인 업무에 투입된 인력과 시간을 모두 돈으로 환산하는 기성고처럼 돈이라는 척박한 잣대로 모든 것을 객관화 시킬 수 있다. 그런데 꼭 사랑도 그렇게 발가벗겨 놔야 속이 시원할까? 잘 팔린다는 건 알겠는..

초하류's Story 200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