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279

아이를 업고 넘어 지다.

바닷가였다. 휴가였고 날씨도 화창했고 제주도 바다는 아름다웠다. 아이는 방방 뜨고 내 마음도 잔뜩 바람이 들어가 있었다. "아빠랑 저기 가자, 저기 가면 게도 있고 소라게도 있을꺼야" 미끄러운 바닷가 돌 위를 아이 손을 잡고 걸어가려니 아이가 따라 오질 못한다. 아이를 업고 돌 위를 걸어 가고 있었다. 어 조금 미끄러운데? 미끄덩.. 바위와 내 샌들 바닦을 붙잡아 주던 마찰계수는 순식간에 약해져서 내 발을 바위옆 허공으로 옮겨 놓았다. 내 몸이 아래로 가속되기 시작했다. 갑자니 내 머릿속엔 등에 업은 아이 생각으로 가득찼다. 지금까지 내 몸의 편안과 나의 이득을 향해 기능하던 내 몸의 모든 기능들이 온전히 딸아이에게 쏠렸다. 약간 몸을 돌려서 등에 업었던 아이를 품에 안자 내 몸은 바위와 불과 2~3센티..

초하류's Story 2015.07.24

세월호 유가족들이 걱정 됩니다

잠이 들기 어려운 밤 자리를 떠나면서 저분들이 얼마나 고생할까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너무 큰 고난이 닥쳤네요 시청에 에 모인 사람이 아까의 10배였어도 이렇게 되었을까요? 깨질것을 알기에 그만 하고 물러 서야 했을까요? 잠들기 어려운 밤. 4월 밤공기는 무심하게도 차갑습니다 천지불인~ 이럴때는 하늘도 야속 합니다

초하류's Story 2015.04.17

오랜만에 DSLR로 사진을 찍으니

주말 딸아이, 아내 우리 세식구는 롯데월드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딸아이는 다리를 넘으면 보이기 시작하는 커다란 로티 입간판을 보면서 즐거워 합니다. 차에서 내려 평소보다 조금 묵직한 가방을 맵니다. 오랜만에 85MM, 30MM 렌즈와 카메라를 챙겨 왔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들이 해상도가 높아지가 시작하면서 왠만한 스넵은 스마트폰으로도 해결이 되었기 때문에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것은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AF가 느리기로 소문난 펜탁스 카메라는 팔딱 팔딱 뛰는 아이에게 좀체로 포커스를 맞추지 못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MF로 바꿔서 찍어보지만 사실 요즘 유행하는 개그프로처럼 도찐 개찐이죠.. 카메라를 살 당시에는 꽤 커다란 액정이었는데 지금은 예전 핸드폰 액정만한 화면으론 사진이 제대로 찍혔는지 구분하기가 쉽지..

초하류's Story 2015.04.06

동창회로 가는 용감한 사람들

아이러브스쿨에 이어 밴드가 다시 한번 동창회라는 모임을 끌어 올리고 있다.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아이들과 그때 자신이 했던일들을 두려워 하지 않고 당당하게 그 모임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나는 존경스럽다. 지금 만나고 있는 친구들중에는 더러 초등학교 동기도 있고 중학교, 대학교, 사회에 나와서 동호회에서 만나는 사람들 여러가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 친구들과는 내가 무엇을 했고 나는 어땠고 그들은 또 어땠는지가 명확하다. 그런데 초등학교 친구들이라니.. 내가 다닐때는 국민학교였고 한반에 60명이 와글 거리는 곳이었다. 그리고 나는 당연히 미숙했고 그 아이들도 미숙했다. 우리는 이러저러한 실수를 했을것이고 서로 다투기도 하고 미워 하기도 하고 친하게 지내기도 했을것이다. 그런데 사실 지금와서는 그다지 기억 ..

초하류's Story 2014.11.17

인터스텔라..(스포)

인터스텔라가 장안의 화제다. 현대물리학의 세례를 받은 불랙홀과 웜홀의 과학적 시각화, 특수상대성원칙에 의거한 시간지연효과의 사실적 재연등 불거리도 풍성하고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인류 전체로 확장하는 인류애도 눈물겹다. 모든것이 새롭기만한 이 영화는 사실 우리가 어렸을적 부터 들어오던 옛날 옛날에로 시작되는 이야기들의 서사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산속으로 갔다가 작은 구멍으로 들어갔더니 요정의 세계가 있었고 그 세계에서 잠시 있다가 왔더니 자신의 동네는 벌써 몇십년이 흘러서 가족들이 다 늙었더라는 이야기는 산속이 우주로 작은 구멍이 웜홀로 요정의 세계가 불랙홀 주변에 있고 지구보다 중력이 더 큰 혹성으로 변했을뿐 본질적으로 똑같은 이야기다. 어쩌면 이렇게 현란하게 시각화된 영화는 우리 인류에게 일찌기 없었..

초하류's Story 2014.11.10

몬스터 길들이기를 아는 분이라면 깜짝 놀랄 캡쳐

프로젝트팀이 심심플이로 하고 있는 몬스터길들이기에서 최고 몬스터인 6성을 합성하는 날이었습니다. 4명이서 합성 하면서 가장 강한 몬스터가 나오는 사람이 쏘기로 하고 저녁먹고 야근 하다 휴게실에 모여서 동시에 뽑았는데.. 대박.. 32가지 종류의 6성 몬스터중에 아래에서 쭈루룩 4개의 몬스터가 나왔네요 쓰레기 몬스터의 고전 일명 다레기 다렐, 그리고 아이썅으로 통하는 아이샤, 갈대 없는 쓰레기 of 쓰레기 패닭 그리피안, 마지막으로 신케 로닌까지.. 그나마 등급표에서 조금 위쪽에 자리잡은 다렐을 뽑은 후배가 내일 점심때 음료수를 사게 됐네요.. 우리 길드 참.. 대박 재수 없다.. ㅋ

초하류's Story 2014.04.14

운동 5년째

늘 하는 루틴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습니다. 줄넘기 1000개+윗몸일으키기 40, 30, 30 + 팔굽혀펴기 30, 25, 25, 20 + 앉았다 일어서기 40, 30, 30 + 줄넘기 천개 다만 운동 시작하기전과 운동후에 스트레칭을 좀 더 많이 합니다. 목, 허리, 옆구리, 골반, 발목 순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요가의 산자세를 조금 한다음 운동을 하고 다시 스트레칭을 해서 마무리 합니다. 그런데 역시 나이가 들어가는지 같은 운동을 해도 뱃살이 조금씩 늘고 운동에 대한 피로도도 조금씩 늘어 나는거 같네요. 하지만 열심히 해야죠. 오래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해서..

초하류's Story 2014.04.09

순수한 기쁨

주말 저녁 잔뜩 엉켜서 티비장뒤에 처박혀 있는 거실의 각종 전기기기들의 선을 정리했습니다. 총 12개의 기기들의 전선들과 그들을 각각 연결하는 hdmi케이블과 광케이블 그리고 기타 케이블들을 정리 하기 위해서는 케이블타이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와 함께 인근 마트로 향했습니다. 예전엔 케이블타이를 사기 위해서는 동네에 있는 공구사를 갔어야 했겠지만 이제 동네에 공구상도 없고 있다 해도 일요일 저녁에 문을 열었으리라는 보장도 없었겠죠. 딸아이는 마트 가는것을 좋아 합니다. 그곳은 늘 듣는 문화수업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신나게 노는곳이고 아이가 좋아하는 구름빵 놀이터도 있고 장난감들도 잔뜩 만져 볼 수 있는 곳이니까요 흥이 났는지 까불 거리더니 마트 근처가 되니까 제 손을 잡고 막 달려 가더군요. 물론..

초하류's Story 2014.04.07

갑에게 을이란 을에게 병이란

저는 작은 회사의 작은팀에서 팀장을 하고 있습니다. 팀장이래도 대기업의 그런 팀장은 아니죠. 그저 팀원들의 주간보고를 취합 하는 정도의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물론 연말에는 팀원 평가를 하긴 하지만 그것도 과욋일 같은 느낌이죠 작은 회사를 다니시는 분들은 다 아실꺼에요) 그런데 오늘은 팀회식을 했습니다. 한달에 한번 하는 팀회식이 별다를것은 없지만 오늘 팀회식은 좀 달랐습니다. 팀원 한명이 퇴사를 하겠다고 해서 모인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얼마전에 늦은 결혼을 한 그 팀원은 제게 말했습니다. "사실 옮기려는 회사가 그렇게 좋은 회사는 아니지만 이제 지금같은 구축일을 다니는 것은 너무 힘들다. 하인 대하듯이 하는 고객사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도 지쳤다" 우리 회사는 흔히 말하는 중소 벤처 회사이고 프로젝트를 ..

초하류's Story 2014.03.14